올해 IT 수요처 통신·제조로 이동한다

 시중은행간 대형 인수합병으로 인해 지난해 금융권이 IT의 주요 수요처로 시장을 견인했다면 올해는 통신과 제조업종이 그 바톤을 이어받을 전망이다.

 한국IBM·한국HP·한국EMC 등 서버·스토리지 분야의 주요 중대형 컴퓨팅 사업자가 파악하고 있는 올해 시장 분석에 따르면 통신과 제조분야의 대기업들이 수백억원 이상의 굵직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올해 주요 IT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

 90년대 후반까지 IT 수요를 견인해온 통신업종의 경우 3세대 서비스가 당초 기대보다 늦어지면서 지난 2년여간 IT 투자가 사실상 동결된 상태였다. 그러나 올해는 SK텔레콤이 지난해 차세대 빌링시스템에 이어 차세대 마케팅 고객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했으며 KT나 KTF·KT아이컴 등도 시스템 고도화 작업과 고객관계관리(CRM) 등의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사업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올해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시작으로 신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제조업종에서는 삼성전자가 협업제품거래(CPC) 관련 대형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고, 하이닉스반도체 등 제조분야의 대기업이 경영혁신 차원의 IT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금융권을 필두로 시작된 재해복구(DR) 시스템 구축의 경우 완벽한 DR 형태는 아니어도 원거래 백업체제에 대한 수요가 일어나고 있어 스토리지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의 경우 종합금융그룹을 지향하는 국민·우리·신한·하나금융그룹 등의 인프라 고도화나 신규서비스 수용을 위한 신규시스템 개발 투자가 예상되지만 지난해 은행권 투자의 동인인 카드 자회사의 수익성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악화되면서 기대만큼의 특수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 와중에도 삼성생명보험 같은 대형 보험사의 투자와 중소 보험사나 증권사를 중심으로 한 제2금융권의 DR시스템 구축도 기대되는 분야다.

 한국IDC 김진홍 연구원은 “통신사의 경우 지난해 워낙 수요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올해 투자가 눈에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제조업종은 하반기 경기회복과 더불어 IT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돼 올해 주요 IT 수요처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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