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 배달부가 빨간자전거를 타고 수수밭 사잇길을 지나 시골마을로 접어든다. 그는 집 주변에 심어놓은 호박을 수확하는 동네 할머니에게 전기세 고지서를 전해준 후 ‘웃말 봉희네에게 전해줄 호박’을 받아들고 떠나간다.
김동화씨의 인기만화인 ‘빨간자전거’(행복한 만화가게 발간)의 한 장면이다. 빨간자전거는 시골마을에서 근무하는 우편 배달부의 시선을 따라가며 정겨운 고향풍경과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현실적으로는 더 이상 만화 빨간자전거와 같은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장면을 발견하기 힘들어졌다. 인터넷의 대중화, 정보기술(IT)의 발달로 말미암아 우편 배달 서비스가 디지털 정보 배달체계로 탈바꿈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정산업의 디지털배달서비스(digital to digital)화가 빨라지면서 지능화된 전자정보, 매뉴얼, 카탈로그, 주문서, 계산서, 전자지불, 편지, 이미지 등이 실시간으로 배달되고 있다. 디지털배달서비스가 기존의 우체국이 가진 브랜드 이미지, 신뢰성에 힘입어 21세기 우정산업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수단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우편산업의 환경변화에 대응, 인터넷 우체국의 민영화작업이 활발하다. 실제 독일우정국(DPWN)은 ‘마우스클릭에서 현관까지’라는 구호를 앞세우고 독일 내에서 전자상거래 지원서비스 분야 1위로 올라섰다. DPWN은 지난 2001년 12월부터 인터넷 우체국을 개설해 우편·소포 발송업무를 온라인화했으며 전자상거래와 우편주문을 연결한 무인기계 물류시스템인 ‘팩스테이션(packstation)’, 인터넷 쇼핑상품 배달 및 대금결제 대행사업인 ‘웹-트랜스퍼’ 등을 운용중이다.
이밖에 EP유로포스트, F로그 등이 독일에서 디지털배달서비스를 본격화하면서 DPWN과 경쟁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초로 우편사업을 민영화한 네덜란드의 우정기관인 TNT포스트그룹(TPG)도 디지털 우편함인 ‘프라이버 서비스’를 통해 각종 청구서, 은행내역서, 대금결제 등을 인터넷을 통해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TPG는 IT·식품·의류 등으로 물류사업을 확대함으로써 디지털배달서비스의 영역을 지속적으로 넓히고 있다.
핀란드 우체국(POSTI)도 디지털 우편환경을 실현하기 위한 프레임워크<표>를 마련하고 ‘넷 포스트’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넷 포스트(NET POST)는 물리적 우편망과 인터넷을 결합해 우편통합 환경을 구축, 이를 기존의 물류서비스와 연결해 디지털배달서비스의 허브로 삼는다는 개념이 담겨 있다.
구체적으로 안전한 전자주소, 고객 데이터베이스, 물리·전자적 배달, 전자 응답·물류 솔루션 등을 편지·e메일·PC·이동통신기기·디지털TV 등의 채널을 통해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이밖에 이탈리아 우정국이 무료 인터넷 서비스인 ‘포스테닷잇(Poste.it)’을 열고 국민들에게 5MB의 웹 하드를 제공하고 메일을 프린트해 봉인, 집배원을 통해 배달하는 등 디지털배달서비스의 전형을 제시하고 있다.
세계의 우체국들이 인터넷 통신, 전자상거래 기업으로서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국내 우정산업도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서비스 환경을 밑거름으로 삼아 경쟁력있는 디지털 배달체계를 마련할 때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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