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 산업에 변화의 물결이 휘몰아치고 있다. 웹서비스가 클라이언트 서버를 대체할 새로운 컴퓨팅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리눅스와 인텔 아키텍처(IA)로 대표되는 신흥 세력들이 세계 IT산업의 주변에서 중심으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IT시장의 침체와 맞물려 기존의 시장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업계의 판도 또한 새롭게 짜여지고 있다. 산업의 패러다임, 기술, 시장, 마케팅 등 전 분야에 걸쳐 어느 때보다도 격변이 예상되는 2003년 컴퓨팅 산업을 뜨겁게 달굴 10가지 핵심 이슈를 미리 점검해 본다.
서버, 스토리지,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등 모든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자원을 통합해 지능화할 수 있는 컴퓨팅 환경의 구현이 올해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분야의 최대 이슈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하드웨어 및 솔루션, 서비스 인력 등을 직접 소유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 사용하고 값을 지불하는 차세대 컴퓨팅 환경을 체감하게 된다.
지난해 10월 샘 팔미사노 신임 회장 취임과 동시에 IBM은 차세대 컴퓨팅 전략 ‘비즈니스 온 디맨드(on demand)’를 내세우고 있다. 컴팩과의 합병 이후 HP는 ‘적응인프라’로 직역되는 ‘어댑티브 인프라스트럭처(AI:Adaptive Infrastructure)’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소프트웨어 전략인 선원(SUN ONE)이나 가상화전략(V1), 자동화 전략을 통합한 ‘N1’으로 명명했다.
IBM의 ‘온디맨드’, HP의 ‘AI’,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N1’ 등으로 대표되는 차세대 컴퓨팅은 기존의 모든 IT자원을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지능화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자동화, 가상화, 통합모듈화와 같은 첨단 기술을 적용해 기존의 모든 전산 자원을 통합한다. 이기종 서버와 스토리지, 다양한 플랫폼 기반의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크 등으로 구성된 기업의 엔터프라이즈 자원을 예컨대 개인 컴퓨터처럼 하나의 시스템처럼 통합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하겠다는 것이 차세대 컴퓨팅의 1차 목표다. 또한 이처럼 지능화된 컴퓨팅 환경을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전산 자원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를 벌이겠다는 것이 차세대 컴퓨팅의 최종 목표다.
이처럼 컴퓨팅 사업자들이 차세대 컴퓨팅 전략을 본격화하는 데는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으로 변화된 이래 기업들이 지속적인 투자로 방대한 IT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들 IT자원의 효율성 제고 문제는 등한시해왔다는 자성이 깔려 있다.
한국IBM, 한국HP,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은 각사마다 조금씩 사정이 다르지만 올해내내 차세대 컴퓨팅 전략이 녹아든 제품과 서비스를 하나 둘씩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시장은 서버부터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및 관리 툴의 분야에서 가상화와 자동화 기능의 포함 여부 등이 핵심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또한 이런 성능구현 정도를 둘러싼 기술우위 논쟁과 현재 적용 가능한 제품 및 솔루션의 출시 여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견된다.
다만 애플리케이션을 빌려주는 ASP 모델의 실패나 아웃소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한 국내 기업들이 차세대 컴퓨팅 환경을 얼마나 수용할지 여부가 관심거리다. 국내 기업들의 호응이 없을 경우 차세대 컴퓨팅 전략은 단순히 마케팅 이슈에만 머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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