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보통신업계는 그 어느 해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데이콤의 파워콤 인수는 KT의 민영화와는 달리 LG그룹의 통신사업에 대한 비전을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시선을 모았다.
이 한가운데 박운서 데이콤 회장이 있다. 박 회장은 파워콤 지분매각 입찰이 한창 진행된 가운데 지난 4월 17일 2차 입찰에 참여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파워콤의 광대역가입자망을 확보해야만 미래의 데이터통신 시장에서의 성장모델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를 앞세웠다. 박 회장은 파워콤과 데이콤의 사업을 통합하면 시너지효과가 배가돼 향후 5년간 1조원 가량의 중복투자 방지와 투자절감 효과가 있다는 보다 큰 그림을 제시했다. 무선부문의 LG텔레콤과 함께 유무선통합사업을 할 경우 KT와 맞먹는 ‘통신LG’를 실현할 수 있다는 비전도 설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무모하다고 했고, 또 불가능하다고 했다. 더구나 3차 입찰에서 하나로통신 컨소시엄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자 이같은 비아냥은 더욱 거셌다. 하나로통신이 파워콤 인수를 전제로 1조5000억원의 외자유치건을 성사시키자 이같은 비난은 현실화되는 듯했다. 박 회장은 그러나 뚝심으로 버텨냈다. 결국 후순위 협상자인 데이콤이 선순위 협상자인 하나로통신을 꺾고 파워콤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박 회장은 만년 적자투성이인 데이콤을 지난 3분기에는 영업흑자로 돌려놓는 수완도 발휘했다. 새해에는 파워콤 인수를 계기로 초고속인터넷 등 소매사업은 물론 DMC·위성DAB·콘텐츠 사업 등 신사업 개발에서 적극 나서 ‘통신LG’ 그룹의 기초를 닦아놓겠다는 야심도 갖고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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