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준비기간까지 포함해 2년여에 이르는 평가기간을 거쳐 마무리된 SKIMT의 WCDMA 장비공급업체 선정은 국내 이동통신장비 시장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선 당초 예상을 깨고 국산 업체 2개사가 공급자로 확정됨에 따라 국내 WCDMA 장비 시장은 사실상 국산업체가 독점하게 됐으며 ‘만년 2인자’에 머물던 LG전자는 KT아이컴에 이어 또다시 WCDMA 장비공급권을 따냄으로써 새로운 도약을 이룰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산업체 선전=SKIMT의 WCDMA 장비 공급업체는 당초 국산 1개사, 외산 1개사 구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이러한 예상을 뒤엎고 삼성전자, LG전자 국산 2개사로 확정됐다. 초기에는 삼성전자의 선정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나머지 한자리를 놓고 LG전자와 외산업체 2개사가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나 LG전자의 서비스 지원능력이 앞선 것으로 평가돼 LG전자가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세계 이동통신업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는 국내 WCDMA 장비 시장은 국산업체가 사실상 독점하게 됐다. 비록 노텔네트웍스가 KT아이컴의 3순위 예비협상대상자로 남아있기는 하지만 수주물량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초기 시장만 5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WCDMA시장은 국산업체의 독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럽권 통신사업자의 WCDMA 서비스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국산 업체들이 해외 장비업체보다 한발 앞서 레퍼런스 사이트를 구축할 수 있게 돼 국산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LG전자 부상=이번 SKIMT 입찰에서 1순위 공급업체로는 삼성전자가 선정됐지만 진정한 승리자는 LG전자라는 게 관련업계의 평이다. LG전자가 SKIMT의 경쟁사업자인 KT아이컴의 주 장비공급업체로 확정된 상황이었고 더욱이 LG전자의 관계사인 LG텔레콤과 SKIMT의 모회사 SK텔레콤이 경쟁상대라는 점에서도 LG전자의 공급권 확보는 뜻밖의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LG전자는 SK텔레콤의 이동통신망이 cdma2000 환경으로 전환된 이후에는 SK텔레콤에 장비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따라서 비록 2순위지만 LG전자의 공급권 확보는 국내 WCDMA시장에서 주도권을 선점하는 동시에 그동안 cdma2000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밀려 부진했던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산업체 입지축소=이번 입찰에서 낭패를 본 노텔, 노키아, 알카텔 등 외산 장비업체들은 최악의 경우 국내 이동통신장비사업을 접어야 할 위기를 맞게 됐다. 이들 외산업체는 전세계 통신업계의 불황속에 진행된 이번 SKIMT 입찰을 최우선 프로젝트로 정하고 본사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만큼 충격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거 국내 이동통신장비 시장진출 경험이 전무한 노키아와 알카텔은 당분간은 국내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 힘들 것으로 보여 향후 관련 사업부의 진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노텔도 KT아이컴이라는 마지막 보루를 갖고 있지만 이번 사업실패로 인한 충격에서 당분간 헤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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