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제이텔 인수

 코오롱이 대표적 PDA업체인 제이텔 인수를 사실상 확정, 국내 PDA산업도 대기업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은 벤처투자 자회사인 아이퍼시픽파트너스를 통해 이달초 제이텔이 발행한 1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매입한 데 이어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2003년 2월까지 제이텔의 최대 주주인 신동훈 전임 사장 지분(19%)과 시티코프캐피탈(4.34%) 지분을 인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교환할 경우 대략 40∼45% 가까운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아이퍼시픽파트너스는 취득한 지분을 코오롱측에 인계하고 코오롱은 2월 공식적으로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제이텔에 투자한 한 벤처업체 관계자는 “IT사업을 확대하려는 코오롱과 벤처투자 위축으로 더이상 자본을 조달하기 어려운 제이텔의 입장이 맞아떨어져 이번 인수건이 진행됐다”며 “신동훈 전임 사장은 물론 제이텔에 투자한 모든 창투사가 코오롱의 인수를 승인했으며 인수작업도 사실상 거의 끝난 상태”라고 밝혔다.

 국내 PDA산업은 제이텔, 싸이버뱅크, 지메이트, 모바일미디어텍 등 전문업체들이 시장을 개척해왔으나 지난해 삼성전자가 시장에 참여한 이래 삼보컴퓨터, 최근에는 LG전자 등 PC업체는 물론 KTFT, SK텔레텍, 어필텔레콤 등 이동전화단말기 업체들이 시장참여를 본격화하고 있다.

 제이텔은 셀빅이라는 독자 운용체계를 개발하고 지난해까지 국내 PDA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릴 정도로 상징적인 업체였으나 올들어 한국HP, 삼성전자 등 자본을 갖춘 거대기업들과 PDA 전문업체인 싸이버뱅크의 매출이 늘어나면서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여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PDA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한해 소요되는 개발 및 구매자금만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수천억원이 소요되는 산업으로 성장, 벤처업체로서는 자본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코오롱이라는 대기업이 제이텔을 인수함으로써 자금싸움에서도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제이텔 직원들은 “이번 인수가 IT분야에 큰 기반이 없는 코오롱이 인수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제이텔의 정체성이 상실될 것”이라며 내부 동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아이퍼시픽파트너스의 한 관계자는 “CB를 인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향후 투자에 대해서 우리는 알 수 없다”며 “CB를 인수한 것은 제이텔이 내년 출시할 무선PDA에 대해 시장성을 높게 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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