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광고담당 파트 김건희씨(28)의 하루는 출근 버스 안에서 지난 밤 잠들기 직전 PDA에 저장해 놓은 뉴스를 훑어보는 일로 시작한다. 인터넷에 올라온 뉴스를 PDA에 미리 담아뒀다가 시간적 여유가 생기는 출근 버스 안에서 여러 신문의 주요 뉴스를 빠른 시간안에 읽어낸다. 개인정보단말기로 불리는 PDA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생긴 습관이다.
그녀가 PDA를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 초부터다. 초창기 사용자라고는 할 수 없지만 현재까지 5가지 기종을 다양하게 접하면서 어느 새 각 제품의 장단점까지 파악, 주위 사람들에게 조언도 해주는 마니아가 됐다. 문명의 이기를 제대로 활용해 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인 생활을 하자는 게 김건희씨의 생각이다.
“처음 PDA가 등장했을 때는 단순히 전화번호 저장·일정관리와 같은 정보관리 기능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요즘은 게임은 물론 전자책, 뉴스클리핑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대거 등장해 활용폭도 훨씬 넓어졌습니다. 특히 인터넷의 PDA동호회 사이트에 접속하면 여러 가지 콘텐츠를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어 누구나 풍부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죠.”
그녀는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기기 가운데 하나가 PDA라고 주장한다.
현재 김건희씨가 사용하는 기종은 일본 소니사의 최신 제품이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공식적인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콤팩트한 디자인과 편리한 OS 등의 장점 때문에 선택했다고 말한다. 처음 사용한 PDA는 컴팩사의 아이팩이었다. 당시 독특한 디자인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제품. 이후 카시오, 팜vx, 팜M505 등을 거쳤다.
“새로운 기계를 사용해 보는 게 즐거웠습니다. 여러 기종을 사용하다 보니 PDA 사용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배터리 문제더군요. 요즘은 뮤직비디오 같은 간단한 동영상을 즐기곤 하는데 배터리가 오래 가지 않아 제한이 있습니다. 더욱 많은 PDA 사용자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콘텐츠와 함께 배터리 기술개발이 중요”하다는 게 그녀의 지론.
김건희씨와 같은 광고홍보그룹에서 일하는 김병탁 과장(32)이 PDA에 매료된 것은 PDA용 게임을 접하고 나서부터. 그는 지오인터랙티브의 타이거 우즈 골프게임을 접하고는 PDA에 푹 빠져버렸다. 이제는 게임뿐 아니라 PDA 하나로 두 손이 자유로워졌다며 즐거워한다. 우선 전화번호가 빼곡이 적혀 있는 수첩을 들고다닐 필요가 없고, 오가면서 읽을 신문을 가지고 다닐 필요도 없는데다가 업무중에 막히는 각종 국어 영어 단어도 PDA속의 사전에 모두 담겨있다. 필요할 때 꺼내 그자리에서 즉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게 PDA의 매력이다.
“PDA를 사용하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그동안 가방의 상당부분을 채웠던 다이어리, 출입기자 연락처, 비상연락망, 동문회 자료, 업무관련 문서, 책 등을 PDA에 담아 하나로 통합시켰다는 것입니다.” 김병탁 과장의 PDA 예찬이다.
김 과장이 사용하는 기종 역시 소니사의 제품. 문서를 보고 관리하는 핸드스토리, 주위 사람들의 기념일을 챙기는 해피데이, 지하철 정보가 풍부하게 담겨있는 메트로, 통장·계좌번호, 각종 비밀번호를 관리하는 스플래시ID 등의 프로그램을 주로 사용한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셀이나 워드 등 애플리케이션과도 호환해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PDA에 무선팩을 연결해 휴대폰 대용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휴대폰의 용도는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PDA 예찬론자인 김 과장이지만 PDA를 휴대폰 겸용으로 사용하는 데 대해서는 좀 신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무선팩 가격이나 이용요금이 조금 더 떨어지면 고려해 볼 생각입니다. 지금의 PDA로는 개인의 정보관리기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습니다”라는 게 그의 변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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