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in The News]임춘성 기업정보화지원센터장

 

 기업이든 사람이든, 누군가를 평가하는 데는 반드시 지켜야할 기본적인 원칙이 있다. 무엇보다, 객관적이면서도 분명한 평가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평가과정에 이권이나 개인적인 사심이 개입되는 것도 절대 금물이다. 그래야만 평가주체는 평가결과에 대한 권위를 인정받고 평가를 받는 대상도 억울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실제 평가를 수행하며 이같은 원칙을 지키는 일은 말처럼 쉽지가 않다. 평가를 수행하는 주체들에게는 온갖 유혹이 따르고 점수가 높으면 높은 대로, 낮으면 낮은대로 평가라면 으레 말들이 많기 마련이다. 그래서 IT분야는 물론이고 우리나라 사회 각 영역에서 진정한 권위와 역사를 인정받는 평가 결과나 시상은 보기 드물다.

 그런 점에서 보면, 지난 98년부터 기업정보화지원센터를 이끌어온 임춘성 센터장(41)은 평가에 있어서만큼은 철저한 원칙주의자다. 그가 지난 6년간 온갖 열정을 쏟아온 기업정보화평가사업은 출발부터가 그랬다.

 “처음에는 연세대학교 산업정보시스템 연구실에서 연구원 2명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평가시스템도 뜻이 맞는 교수님들과 함께 연구를 하면서 각자가 개인 연구비를 갹출해 자체적으로 만들었습니다.”

 6년 전 맨손으로 시작한 기업정보화수준평가는 이제 명실공히 ‘대한민국 정보화 업그레이드의 대표기준’으로 자리잡았다. 우수기업에 대한 최고상격도 정보통신부 장관상에서 출발해 국무총리상을 거쳐 올해는 대통령상으로 승격됐다. 그동안 1300여개 기업의 정보화수준을 진단해 현장에 피드백하고 정보화 방향을 제시해 왔다. 이같은 성과는 그간 기업정보화지원센터가 평가과정에서 약속한 기본원칙들을 철저히 지킨 덕분이다.

 실제로 지난 6년간 기업정보화수준평가사업을 수행하며 임 센터장으로서의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들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우선, 기업정보화수준평가와 디지털지식경영대상 사업은 참가비나 심사비가 전혀 없는 철저한 공익사업이다. 평가사업에서 비용를 받으면 자칫 객관성이 흐려질 수 있다는 것이 임 센터장의 생각이다. 기업들로부터 회비를 받아 운영하거나 어떤 기업의 스폰서를 받게 되면 이권이 개입될 수 밖에 없어 공정한 평가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래서 기업정보화지원센터는 법인 형태조차 ‘제3자적 공익 사단법인’의 형태를 고수해왔다.

 하지만 이같은 원칙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기업평가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가끔씩 오해를 받기도 했다.

 “일부 기업들이 기업정보화수준평가사업을 영리적인 사업으로, 기업정보화지원센터를 비즈니스 단체로 생각하고 평가사업이라면 무조건 색안경부터 끼는 기업이나 개인을 만날 때 가장 속상했습니다.”

 그러나 임 교수는 평가사업에 참여했던 업체가 “대한민국에서 이런 역할을 하는 곳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며 고마움을 전하고, 관련 부처들이 “대표적인 IT평가 전문기관으로서 역할해 달라”는 격려를 보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산업공학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학교에서의 연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정보화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기업 현장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되고 그 결과를 다시 산업현장에 적용해야 합니다.”

 임 센터장이 정보화 평가와 정보화 지원사업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현실의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그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기업의 정보화 수준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그래서 임 센터장과 기업정보화지원센터는 투명하고 공정한 정보화 평가를 통해 우리나라 기업의 정보화 발전을 현실적으로 돕는 역할을 자임해 왔다.

 실제로 정보화평가사업을 통해 발굴되는 각종 우수사례들은 ‘디지털지식경영대상’이나 기업정보화백서 출판 등은 물론이고 매년 개최되는 기업정보화포럼을 통해 기업정보화 발전을 위한 벤치마킹 사례로 활용된다. 또 평가과정에서 획득하는 각종 기업정보화 지표는 국가정보화 정책에도 적극 반영된다.

 “기업정보화지원센터가 매년 발간하는 종합보고서에는 업종별·규모별·연도별로 국내 기업의 정보화 수준이 점수로 표기돼 어느 업종이 정보화 수준이 우수하고, 추진방향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정보화 투자나 주력분야는 어떠한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기업정보화지원센터가 그동안 정보화 평가와 투자효과 분석, 감리, 전문 정보서비스 제공 등 IT분야의 조사 및 통계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도 국내 기업의 정보화 발전에 현실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최근 국내 기업의 정보화수준을 세계 선진기업들과 직접 비교할 수 있도록 국제적인 평가·분석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하는 목적도 마찬가지다.

 특히 기업정보화지원센터는 IT기업과 전통기업의 선순환적 관점에서 실질적인 데이터를 분석해 왔으며 단순한 기업정보화 수준평가사업뿐 아니라 전자신문사와 공동으로 수행하는 ‘인터넷기업가치평가’, 정보통신부와 공동 수행하는 ‘공기업정보화전략계획평가’, 기획예산처와 함께 벌이고 있는 ‘공기업인터넷웹사이트평가’ 등이 있다. 여기에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와 함께 수행하는 ‘소프트웨어사업자평가’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와 추진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 인증감리방법론 개발’ 등 정보화 평가에 관한 기초적인 연구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또 지난 97년에 이미 ‘정보화전략계획수립 방법론(ISPM)’ ‘정보화수준평가 방법론(EIII)’ ‘정보화투자효과분석 방법론(EJMS)’ ‘정보화패키지도입 방법론(S3IE)’ 등을 발표했으며 이를 연계, 통합하는 ‘기업정보화 통합 컨설팅 방법론’ 등도 개발했다.

 그래서 임 센터장은 “기업정보화지원센터가 지금은 24명의 연구인력과 직원으로 구성된 조그만 단체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정보화평가사업을 통해 얻은 노하우와 신뢰를 계속 쌓아 나간다면 이 분야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드는, 가트너 보다도 훨씬 우수한 IT평가 및 전문 자문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런 임 센터장의 포부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님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빌딩에서 열린 ‘디지털지식경영대상’ 시상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6년간 정보화 평가에서 기본원칙을 지켜온 임 센터장의 숨은 노력이 ‘디지털지식경영대상’을 대한민국 최고의 정보화 기업에 수여되는 국내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으로 만들었다.

 <글·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사진· 기자 @etnews.co.kr>

 

 <약력>

 △62년 출생 △85년 서울대 산업공학과 졸업 △92년 미국 버클리대 공학박사 △92년 미국 럿거스대 산업공학과 교수 역임 △92년 국제학술대회(ANNIE) 최우수논문상 수상 △전자거래학회, 전자거래협회 창립 멤버 △2000년 정보통신부 장관상 수상 △2001년 국무총리상 수상 △현 연세대학교 컴퓨터산업공학부 부교수 △사단법인 기업정보화지원센터 센터장 △대한민국 정보화추진위원회 자문위원 △전국경제인연합회 정보통신부문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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