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IT]모바일기술 혁명

 2003년 가을 미국 출장중인 김 부장은 IMT2000 단말기를 꺼낸다. 시각은 오후 2시. 한국 시각은 이제 막 동이 트는 무렵이다. 아침 식사에 분주한 아내, 아직 잠이 덜 깬 아이들과 정겨운 동영상 대화를 나눈다. 곧이어 오후 5시. 바이어와의 협상 과정에서 중요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김 부장은 즉시 PDA를 이용해 서울 사무소의 서버에 접속해 바이어가 원하는 제품의 품질 검사 자료를 제시한다. 이번 출장도 역시 성공이다.

 몇년 전만 해도 이러한 모습은 공상과학영화의 한 장면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2003년에는 가능하다. 모바일이 세상을 바꾼다.

 현재 음성전화 기능이 대부분인 이동전화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제어기기로 부상하게 된다. 현재 부가서비스 수준인 무선인터넷도 유선인터넷과 통합되면서 다방면으로 활용된다.

 휴대형 기기는 음성 전달이라는 기본적인 기능과 함께 가정내 기기를 원격 제어하게 된다. 직장에서 집에 있는 에어컨을 조작하며 전자밥솥으로 밥을 하고 영상을 통해 침입자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이동중에 집에 있는 PC를 켜고 파일을 꺼내서 수정할 수도 있게 된다. 수정된 파일을 e메일을 통해 외부로 보낼 수도 있다.

 ◇모바일은 생활의 중심축=이동전화는 홈네트워킹의 원격조종기 역할뿐 아니라 경제 생활의 수단이 될 전망이다. 이동전화 후면의 가입자 정보칩에는 신용카드·전자화폐 등이 포함된다. 이동전화만 있으면 각종 대중교통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유무선인터넷상의 전자 물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이동전화 기기는 이동형 TV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소형 액정이지만 첨단 디스플레이 기술을 활용해 이동중에도 화려한 영상을 볼 수 있다.

 위치추적서비스도 킬러애플리케이션이 될 것이다. 위성을 활용해 정밀한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실종자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으며 BT와 접목해 실종자 등의 신체 상태도 확인이 가능할 전망이다.

 위치추적기술과 텔레매틱스가 접목돼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위치와 목적지 위치가 자동으로 찾아지며 자동차는 무인으로 움직일 수 있다. 이 기술이 응용되면 길이 막히는 일도 없어지며 교통사고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직접 민주주의 형태도 모바일 기기를 통해 실현된다. 각종 행정정보를 이동전화로 받을 수 있으며 의사결정 과정에 수시로 참여해 의견을 반영할 수도 있다. 행정전산망에 들어가 자신이 필요한 서류를 신청하고 그 자리에서 받아볼 수도 있다.

 이같은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주는 단말기도 현재와는 크게 다른 형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유력한 것은 시계형 단말기다. 조그만 단말기에 대부분의 기능이 포함된다. 또한 소비자들이 원하는 형태로 디자인된 맞춤형 단말기도 등장한다. 기능도 맞춤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2003년 모바일 환경의 변화를 분야별로 살펴보자.

 ◇원 소스 멀티 디바이스=전문가들은 미래의 모바일 세상이 단말기의 다양화로 압축된다고 말한다. 어떠한 종류의 단말기를 사용하든 간에 동일한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처럼 PC, PDA, 전화기, TV, 비디오 등 수단이 어떤 것인가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 2003년부터는 이러한 모습이 서서히 가시화될 전망이다.

 유무선 통합으로 각종 단말기가 동일한 네트워크 환경을 갖추게 되며 접속 속도도 실시간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가능한 환경이 마련된다. 현재처럼 유선전화, 무선전화라는 말이 없어지고 전화 그 자체의 의미만 남게 된다.

 단말기의 형태도 진화를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사용할 수 있는 PDA, 핸드세트, 노트북 등을 각종 포스트PC 제품이 단말기 역할을 하게 된다. 이동전화 단말기 자체는 디자인을 중시하는 액세서리형과 기능을 중시하는 PDA형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포스트PC 제품을 이용하면 소비자가 원하는 모양에 원하는 기능만 부착, 개인화된 단말기 탄생이 가능하다. 모바일 기기를 단순히 음성용으로만 사용할 수도 있고 TV와 결제 등 새로운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 생체 인식형 단말기도 시험적으로 개발될 것이다.

 ◇이코노믹 툴=모바일 기기는 각종 디지털 기기의 제어기 역할 외에 통신수단 기능과 함께 경제활동의 도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기기의 ‘뇌’인 칩에는 신용카드, 전자화폐 등 경제 활동의 모든 기능이 포함된다. 단말기를 통해 자판기의 커피도 뽑을 수 있고 각종 교통수단의 지불 수단으로 사용된다. 주유소든 백화점이든 간에 모바일 기기 하나면 된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인터넷 쇼핑에 접속해 모든 물건을 주문할 수 있다. 손바닥안의 기기를 통해 현재 지갑속에 들어 있는 모든 것은 단말기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발전되면 모바일 세상의 진화는 산업 지도를 새로 그릴 것이다. 10년 후 또는 20년 후의 통신사업자는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일 뿐 아니라 모든 산업을 연결해주는 매개 산업으로 변신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전 인류가 모바일 통신 기기로 무장하고 모든 산업은 통신을 통해 거래를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현재와 같은 형태의 유통은 결국 사라지게 되고 통신사업자는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해주면서 수수료를 받는 일종의 금융기관의 기능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모바일 기술 

 20년 뒤의 모바일 세상을 만들 기술 중 일부는 지금 실현되고 있다. 텔레매틱스, 모바일 결제, 원격 제어, 위치기반서비스(LBS), 모바일 방송, 영상전화 등은 초보적이나마 맛볼 수 있다.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은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제휴해 길안내, 교통정보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아직은 안내원이 음성으로 정보를 제공해주는 수준이고 길안내 및 교통정보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 사용자들의 견해다. 위성위치측정시스템(GPS)과 각종 지리정보 서비스가 결합되면 현재보다 우수한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모바일 결제도 일부 기능의 사용이 가능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버스카드 기능 탑재 단말기다. 아직 신용카드 정보를 채택한 수준은 아니지만 신용카드 칩과 단말기가 일체화된 ‘원칩’단말기도 2003년 이후 상용화될 전망이다. 특히 2㎓ 대역 IMT2000 서비스에는 UIM칩을 의무화하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신용카드 단말기가 대중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지국 기반의 LBS는 이미 대중화됐다. GPS를 이용한 LBS는 초기 상태다. 하지만 GPS기반 LBS는 아직 건물 내에서의 수신 상태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이동전화를 통해 영화 예고편, 음악 비디오 등을 볼 수 있다. 현재 서비스의 대부분은 실시간 스트리밍 방식은 거의 없고 다운로드한 파일을 재생하는 수준이다. 컬러 사진 전송은 cdma2000 1x 망을 통해 송수신이 가능하지만 화질이 뛰어나지는 않는다. 영상전화는 2㎓ 대역 서비스가 실시되면 가능해질 전망이며 현재 cdma2000 1x EVDO에서는 정지영상 전화는 일부 실현됐다.

 원격지에서 가정 및 사무실의 PC, 가전기기 등을 제어하는 것도 서비스되고 있다. 무선인터넷으로 유선상의 메일을 확인할 수 있으며 원격지의 기기 상태들을 확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나 광고에서 보는 것처럼 TV, 전기밥솥 등을 켜고 꺼는 일은 아직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커뮤니케이션 세상은 사용자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음성 및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커뮤니케이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고정형 또는 이동형의 사용자 단말, 유무선 접속망, 다양한 트래픽을 우수한 품질로 전송할 수 있는 전송망 그리고 이들을 제어, 관리할 수 있는 신호망 등이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함께 진화돼야 한다. 현재의 네트워크는 음성 서비스를 위해 시작된 유선의 공중전화교환망(PSTN)과 무선의 이동통신망인 회선 네트워크로부터 데이터,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패킷 네트워크로 발전한 상황이다.

 패킷 네트워크로의 진화는 인터넷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 즉 패킷 데이터 사용의 성장과 더불어 가속화됐다. 현재 초고속 통신망과 IMT2000으로 대표될 수 있는 유선망 및 무선망은 이러한 패킷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해 다양한 네트워크 기술들이 각각 독립적으로 적용됐다. 따라서 현재의 네트워크 구조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수용하기 위해 각각의 서비스별로 해당 장비를 개발해 네트워크에 추가해야 하므로 많은 시간과 비용의 낭비를 초래한다.

 이에 대해 새롭게 등장한 차세대 네트워크 개념이 NGN(Next Generation Network)으로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ETSI, ITU, IETF, 3GPP/3GPP2 등에서 표준화가 진행중이다. NGN은 서비스 제공기반 구조에 대한 변화로서 현존하는 서비스를 포함해 이후 도입될 서비스를 용이하게 수용하기 위한 응용계층, 데이터를 전달하기 위한 네트워크 계층, 응용계층과 네트워크 계층간에 존재해 수용되는 서비스 요구사항들을 네트워크 계층에 전달 및 제어하는 관리계층 그리고 다양한 유무선 접속을 지원하기 위한 접속망 계층으로 구성된다.

 결국 현재의 네트워크는 고속의 대용량 데이터를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제공할 수 있으면서 유연성, 안정성, 제어성, 경제성 및 품질을 보장하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로 진화를 거듭할 것이다.<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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