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태양전지나 LCD 디스플레이의 제작에 응용할 수 있는 다결정 규소(Si) 박막증착기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발전연구팀(과제책임자 박이준 박사)은 기관 고유사업의 일환으로 연구용 다반응실 박막실험장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태양전지 등을 만드는 데 적용되는 이 기술에는 국내 처음으로 고속증착이 가능한 초고주파 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VHF-CVD) 방식이 적용됐다. 이 기술은 13.56㎒의 증착속도로 이뤄지는 기존 플라즈마화학증착(PE-CVD) 장비보다 10배 이상 빠른 초당 20∼30옹스트롬을 실현했다.
이 증착기술을 박막트랜지스터(TFT) 어레이에 응용할 경우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누설전류를 크게 줄이면서 스위칭 스피드도 기존 기술보다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이 기술은 휴대폰·PDA·IMT2000 등 모바일 기기는 물론 일본이 핵심기술을 선점하고 있는 TFT LCD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분야의 원천기술로 활용이 가능하다.
한편 연구진은 내년부터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에 필수적인 대면적 다결정 규소 박막증착장비를 개발할 계획이다.
박막증착기술이 적용된 태양전지의 세계시장 규모는 매년 35%씩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 총출하량이 20억달러 정도인 400㎽에 이르렀으며 올해는 540㎽에 26억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박이준 박사는 “단결정 규소 박막장비와 태양전지의 국산화 등 괄목할 만한 성과가 배출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 기술에 대한 투자나 산업적인 중요성에 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계획대로 연구가 진행되면 오는 2010년 이전에 우리나라도 태양전지는 물론 반도체 공정기술까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세계 각국의 연구진은 태양광 발전단가를 상용전력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에 필수적인 고속 규소 박막기술을 경쟁적으로 연구해왔다.
국내에서는 일부 대기업에서 7×7㎝인 실리콘웨이퍼를 재료로 사용한 대면적 실리콘 태양전지를 개발했으나 핵심기술은 외국에 크게 의존해왔다. 이번 박막증착기술의 개발로 순수한 국내 기술로 고효율의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길이 열릴 것으로 연구계는 전망하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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