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끝이 희미하게나마 보여 다행이다.” 올 세계 컴퓨터 시장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작년 10여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세계 컴퓨터 시장은 올해 소폭이나마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와 관련해 시장조사기관 IDC는 “전세계 PC 판매대수가 올해 1억3600만대를 달성, 작년의 1억3400만대보다 1.6%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트너도 올 세계 PC판매량에 대해 “작년보다 1.8% 늘어난 1억2730만대”라며 역시 소폭 상승세를 예측하고 있다.
올 한해는 소프트웨어·서비스보다 하드웨어가 세계 경제 침체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나마 노트북PC는 꾸준히 성장해 데스크톱PC의 부진을 만회했다. 데스크톱PC 시장은 지난 11월 인텔의 3기가급 프로세서가 처음으로 출시되면서 ‘3기가 PC’시대를 활짝 열기도 했다.
11월 하순과 12월초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 윈도를 내장한 PC인 ‘태블릿’과 ‘미디어PC’가 등장해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PC시장을 살릴 올해 마지막 구원투수로 등판하기도 했다.
태블릿PC는 키보드가 아닌 스타일러스라는 펜을 이용, 직접 입력할 수 있는 필기인식 노트북PC이고 미디어PC는 TV처럼 리모컨으로 작동할 수 있는데다가 오디오·비디오 능력이 대폭 향상된 ‘TV같은 PC’다.
주요 PC업체들이 모두 고전한 가운데 유독 델컴퓨터만이 불경기속에서도 매출 증가와 시장점유율이 함께 상승하는 ‘나홀로 호황’을 질주했다.
델은 컴팩과의 합병으로 초거대 기업이 된 HP에 세계 최대 PC업체 타이틀을 2분기에 내줬지만, 이내 3분기에 다시 보란듯이 낚아챘다.
델은 지난 9월에 저가의 ‘노 브랜드(No Brand)’ PC인 화이트박스와 함께 연초에는 네트워크용 스위치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네트워크와 연결해 사용하는 중대형 컴퓨터인 서버 시장에서는 고성능 제품이 잇달은 가운데 특히 초박형 제품으로 통하는 ‘블레이드 서버’들이 시선을 모았다. 피자 박스 크기의 전통적 서버보다 두께가 훨씬 얇은 이들 블레이드 서버는 공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어 서버업체들의 차세대 격전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형 서버업체 중에서는 HP가 제일 먼저 블레이드 제품을 내놓으며 선수를 쳤으며 이어 델컴퓨터와 IBM도 내놓았다. 당초 올해 이 제품을 내놓으려 했던 선마이크로시스템스도 내년에 블레이드 서버를 내놓을 예정인데 IDC는 “오는 2006년까지 블레이드 서버 시장 규모가 37억달러를 형성, 전체 서버 시장에서 2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고 있다.
디지털 데이터 사용 폭증으로 2년전만해도 태평성대를 누렸던 스토리지 시장은 전문 업체의 매출부진 등 ‘고난의 한해’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기술 진보는 올해도 꾸준히 계속됐는데, 특히 고객(기업)의 비용을 절감해주기 위한 방편으로 자사는 물론 경쟁사의 제품까지도 관리·유지해 줄 수 있는 ‘연동’ 바람이 거세게 불었으며 이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HP와 IBM이 상호간 제품 연동을 위해 핵심 소프트웨어인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를 서로에게 개방하기로 했으며 이외에 다른 스토리지업체들도 연동 바람에 잇달아 동참했다.
윈도에 대항해 갈수록 맹위를 떨치고 있는 리눅스의 선전도 계속됐다. 특히 4분기에는 리눅스 진영의 숙원인 데스크톱PC 시장 안착을 위한 각종 솔루션들이 선보였다. 이와 함께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는 슈퍼컴퓨터가 양적으로 늘었을 뿐아니라 질적으로 한단계 향상된 모습을 보여 리눅스의 미래를 한층 밝게 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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