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IT]콘텐츠강국으로 거듭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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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 국가경쟁력의 승부처는 디지털콘텐츠다.’

 세계 각국이 디지털콘텐츠산업을 21세기 고부가가치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전통적인 문화강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영국을 비롯해 신흥강국인 일본에 이르기까지 문화선진국들은 IT기반에 창의력을 결합한 디지털콘텐츠산업에 모든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디지털콘텐츠 개발과 육성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를 비롯해 여러 부처는 앞다퉈 디지털콘텐츠산업 육성 필요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이 영향으로 고급 두뇌와 자본들이 대거 디지털콘텐츠산업 분야에 투입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초고속인터넷망을 비롯해 IMT2000 서비스, 디지털방송 등에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IT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따라서 이들 디지털환경에 맞는 고급 콘텐츠를 개발한다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의 선점을 통해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콘텐츠산업은 향후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 가운데 하나다. 자동차 등 전통산업의 평균성장률이 3.3%에 불과한 반면에 디지털콘텐츠산업은 앞으로 5년간 30%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경제연구소 등 전문기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런 분석에는 디지털콘텐츠가 하나 개발될 경우 파생적으로 다른 상품으로도 개발될 수 있는 ‘원소스멀티유즈’의 특성을 띠고 있다는 요인이 전제돼 있다. 단적으로 출판물인 해리포터의 경우 영화·게임·캐릭터 등에서만 20억달러의 엄청난 매출을 올린 것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디지털콘텐츠를 중심으로 통신과 방송이 융합될 경우 이 효과는 더욱 크게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아직 민간에서는 양질의 콘텐츠를 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비록 현재는 시작단계지만 지금까지의 국내 디지털콘텐츠업체의 성과는 너무나 초라하다. 기껏해야 온라인게임과 모바일콘텐츠업체들 정도만이 동남아시장에 진출해 있을 뿐 여전히 북미와 유럽·일본시장에서는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국내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디지털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우수한 인재확보가 시급하다. 콘텐츠별 산업에 맞는 특화된 전문인력을 찾아야 하며 아울러 전세계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기획인력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뛰어난 인프라환경에 단순히 올리는 콘텐츠가 아닌 수요자가 진정으로 찾는 콘텐츠를 제작해 서비스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도 문화콘텐츠 산업을 짊어질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좀더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이런 콘텐츠를 소화할 수 있는 국내 시장 활성화도 적극 모색돼야 한다. 사회 전반에 걸쳐 디지털환경상의 게임·음악·영상 등 콘텐츠에 대해 무료라는 인식이 팽배해 국내업체들이 수익을 확보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업체들의 재투자를 어렵게 하며 아울러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데도 장애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디지털콘텐츠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업체 절반 이상이 유료 콘텐츠 구매에 대한 소비자 인식부족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들었다.

 정부는 국내 디지털콘텐츠업체들이 개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인프라를 확대구축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특히 디지털콘텐츠기술의 경우 일부 핵심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서 있지만 아직 많은 부분에서 선진국에 비해 뒤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CT의 주요 창작기술 가운데 미디어창작기술의 핵심인 자연어처리 응용기술부문에서는 선진국 수준에 육박하고 있으며 또한 시각미디어기술과 가상스튜디오기술도 선진국을 어느 정도 따라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개발·활용기술, 음향디자인·편집기술, 3차원 입체음향기술 등 청각미디어기술은 전반적으로 낙후돼 있으며 또한 시각미디어기술 가운데 특수효과기술과 영상합성기술 등 첨단 분야의 기술은 아직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창작기술 가운데도 시나리오 디자인기술과 하이퍼텍스트 및 미디어기술도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와 해외자료에 대한 체계화된 데이터를 축으로 한 정보인프라도 핵심인프라 가운데 하나지만 여전히 완벽한 구축에 미흡한 점을 남기고 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기존 문화유산을 디지털 데이터화해 창작소재로 제공하고 있으나 여전히 해외자료 등은 태부족한 실정이다.

 자금인프라 경우는 업계에서 가장 절실하게 요구하는 사항이다. 디지털콘텐츠산업 특성상 신생업체들이 많아 자금사정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애니메이션 등 일부 디지털콘텐츠의 경우 장기간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나 안정적인 자금흐름을 확보하지 못해 많은 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부는 자금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의 지속적인 디지털콘텐츠산업 육성과 민간의 노력이 뒤따른다면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디지털콘텐츠 강국이 되는 것도 결코 어렵지 않을 것으로 확신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정책 어떻게 펼쳐지나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는 각각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과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을 통해 디지털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경우 창의적인 문화콘텐츠산업 강국 실현이라는 비전과 수출산업화를 통한 세계 5대 문화콘텐츠 생산국 진입을 목표로 정하고 △해외시장 수출 활성화 △창작역량 강화 △산업인프라 발전기반 구축 △지방문화산업 활성화 △지원체제 정립 등을 중점 추진전략으로 세우고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수출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해외사무소를 현재 개설한 일본과 중국 이외에 올 하반기에 미국과 유럽 등지에 최소 2개소 이상을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해외 주요 견본시에 단순히 부스로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날’ 행사 등을 통해 참여해 한국의 디지털콘텐츠를 적극 알린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우리 문화원형을 활용한 다양한 디지털콘텐츠가 개발될 수 있도록 한국콘텐츠리소스센터(KCRC)를 연내 구축해 전통문화와 민속자료 등 문화원형 콘텐츠 및 문화콘텐츠 소스 등을 서비스할 예정이며 디지털콘텐츠의 특성인 원소스멀티유즈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공동제작지원실을 설치하고 또한 문화콘텐츠의 전시판매뿐만 아니라 시연할 수 있는 상설마켓을 역시 연내 조성할 예정이다.

 고급 문화콘텐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해외의 고급 교육콘텐츠를 국내에서 온라인상으로 서비스하는 사이버 문화콘텐츠 아카데미를 올 6월께 개설한다. 이 아카데미에서는 애니메이션·영화·캐릭터·음악 등 문화콘텐츠와 관련한 다양한 국내외 교육콘텐츠를 서비스하며 특히 오프라인상에서 좋은 반응을 보인 교육과정을 온라인콘텐츠로 수정·보완해 온·오프라인상에서 병행해 강의할 계획이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도 한국을 디지털콘텐츠산업의 메카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지원책을 펼친다.

 우선 시장활성화를 통한 산업기반 강화를 위해 선도성 첨단콘텐츠와 디지털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전국 400여 공공도서관 등을 네트워크로 연계한 지식정보문화센터를 건립해 운영할 계획이다. 또 통신요금의 일부분을 CP 육성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유통 전문기업 지정제도를 도입한다. 디지털콘텐츠상거래 기반산업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정부예산에 디지털콘텐츠 구매비용을 책정하는 한편 디지털콘텐츠 수요예보제 등 업계를 위한 다양한 편의서비스도 시행한다.

 무선망 개방과 활용을 위해 유무선 인터넷활성화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동통신업체가 자사 포털 및 기간통신사업자에만 제공하는 게이트웨이서비스, 무선인터넷망 연동장치를 타포털과 CP에도 개방한다. 또 디지털권리처리센터·디지털콘텐츠소비자상담센터·민관디지털콘텐츠협의체결성 등과 법제도의 정비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창업부처 수출까지 전단계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디지털콘텐츠멀티플렉스(DCM)를 오는 2005년까지 단계적으로 구축해 디지털콘텐츠 생산메카로 육성할 계획이며 같은 기간에 650억원 규모의 방송영상 투자조합을 설립하는 한편 디지털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반기별로 디지털콘텐츠 프로젝트 파이낸싱 마트도 개최할 계획이다.

 또 전자통신연구원(ETRI)내에 영상콘텐츠기술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하고 민간 컴퓨터그래픽(CG) 기술연구소 설립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할리우드에 디지털콘텐츠전문 i파크를 설치하는 등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디지털콘텐츠 월드페어’도 열 예정이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