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출 다국적 반도체업체들 성장가도 고속질주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반도체업체들이 국내 디스플레이·이동통신기기·디지털가전 등 전자·통신업체들의 성장세에 힘입어 동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다국적 반도체업체들은 이에 따라 전세계 매출에서 차지하는 한국 매출의 비중과 위상이 갈수록 높아져 한국에 대한 투자와 기술지원 등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내셔널세미컨덕터는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LG필립스LCD 등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세계시장을 석권하면서 한국법인(대표 이재부)의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13%로 높아졌다. 회사측은 내년에도 연간 20% 이상의 고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 국내업체와 새로운 표준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한편 연구개발(R&D)센터 설립을 검토중이다.

 평판디스플레이(FPD) 패널용 컬럼 드라이버, 타이밍 컨트롤러, 스케일러칩 등 디스플레이용 핵심 반도체를 공급하는 이 회사는 특히 자사가 제안한 ‘RSDS’(Reduced Swing Differential Signaling) 디지털 인터페이스 기술을 삼성전자 등이 채택,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통신반도체 전문업체 스카이웍스(대표 손명원)는 삼성전자·세원텔레콤 등 국내 이동전화단말기업체들의 유럽형이동전화(GSM)단말기 수출이 크게 늘면서 올해 한국내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5% 이상 성장했다. 이는 전세계 매출의 30%에 달하는 것으로 한국에서의 성공이 본사의 성장세에 직결될 만큼 큰 비중이 됐다.

 이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최근 기술지원을 담당할 인원을 보강했으며 유럽시장용 일반패킷라디오서비스(GPRS) 토털솔루션을 공급해 국내업체들과 공동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16·32비트 내장형(임베디드) CPU 코어 업체 ARM(한국지사장 김영섭)은 국내 반도체 및 이동통신장비업체들이 ARM 코어를 바탕으로 한 제품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올해 한국내 매출이 목표의 150%를 초과달성, 전세계 매출의 10%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특히 삼성전자·LG전자에 이어 최근 동부아남반도체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용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 앞으로 한국 고객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초에는 집중적인 기술지원이 가능한 트레이닝센터를 열 계획이다.

 이재부 내셔널세미컨덕터코리아 사장은 “국내 전자·통신·반도체업체들이 핵심기술 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세계시장에서 호조세를 거두면서 전략적 협력관계에 있는 외국회사들이 함께 상승세를 타고 있다”면서 “반도체·전자통신의 제조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집중되는 만큼 윈윈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적 관계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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