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여성]LG전자 TV아주그룹 이숙현 과장

 “중국어 통역에 그치지 않고 광활한 중국시장에서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싶습니다.” LG전자 TV아주그룹 이숙현 과장(36)은 대학과 대학원에서 전공한 중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광활한 중국 정복에 나섰다. 디지털TV 수출업무를 맡고 있는 이 과장은 국내 최초로 중국시장에 대형 프로젝션TV 1만대를 팔아치우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 과장은 중국과 대만, 홍콩 지역의 TV 브랜드 수출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LG전자의 중국 수출통이다. 중국어를 전공했던 대학시절 대만으로 떠난 어학연수에서 대만여성들의 활발한 사회진출에 깊은 인상을 받고 돌아와 곧바로 통역대학원에 진행했다. 이 과장이 통역대학원을 졸업한 다음 중국전문가의 꿈을 펼칠 곳으로 선택한 곳은 바로 LG. 그러나 남성 중심의 거친 비즈니스 세계에서 말 못할 어려움도 많았다. 이 과장은 “중국은 거래선과의 유대관계가 술로 다져지는 경우가 많고 여성과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에 대한 편견이 많다”며 어려움을 털어놓기도 했다.

 바이어들에게 그녀는 ‘부 샤오 제(不小姐:미스 노)’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확실하지 않은 조건에는 섣불리 호언장담을 하지 않아 생긴 별명이지만 그녀의 꼼꼼하고 확실한 일처리에 나중에는 모두 만족한다고 말한다.

 LG전자는 최근 프로젝션TV, LCD 프로젝터, PDP TV 등의 첨단제품을 무기로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화면TV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고 제품의 부가가치도 높아 기술력을 갖춘 LG는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프로젝션TV의 경우 브랜드 판매가 아닌 OEM 공급이었던지라 TV사업부에서 적극적으로 매달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과장의 끈질긴 설득으로 바이어가 원하는 제품을 공급해 예상 밖으로 매출을 크게 증대시킬 수 있었다.

 그녀의 중국어 실력은 그룹내에서도 수준급이다. 중국의 국빈이 LG를 방문했을 때는 어김없이 최고경영자의 통역자로 실력을 발휘한다. 구본무 회장의 통역시에는 어려운 새 이름이 많이 나와 혼쭐이 났던 기억도 있다.

 이런 경험은 그녀에게 경영진들의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최고경영자의 통역업무를 하면서 비즈니스 석상에서 기분좋게 거절하는 법이나 현명하게 상황에 대처하는 법 등을 어깨너머로 익힐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제는 수출업무에 꽤나 익숙해졌지만 이 과장은 아직도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수출영업은 시장의 흐름을 분석하고 선도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과장의 좌우명은 “작은 일에 성실하게 살고 멀리 보자”이다.

 

 <글=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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