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예고된 관세법중개정법률안 가운데 일부조항이 특정사업자에 유리하게 해석될 가능성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제327조 ‘전산처리설비의 이용’에 대해 전자송달제도 및 전자문서 중계사업자 신설 등을 규정한 시행령 제327조 1-3항이다. 이 조항은 신규 사업자 조건을 △상법상 주식회사로서 납입자본금이 50억원 이상 △정부투자기관 및 비영리법인을 제외한 영리법인이 주식총수(지분)의 15%를 초과 소유 또는 사실상 지배하지 아니할 것 등으로 명시, 제1지정사업자인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대한관세사협회와 VAN중개사업자 등 관련업계는 신규 사업자 지정조건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현재 관세청 통관망 접속사업자인 KTNET 외 다른 사업자들의 시장참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업계는 특히 “관세청과 KTNET간 통관망 중개사업권 10년 장기계약이 최근 완료된 상황에서 재차 특혜소지가 있는 법률의 개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지정조건은 지난 99년 개정된 ‘무역업무자동화촉진에관한법률시행령(무역자동화법)’에서 정한 사업자 지정기준과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무역자동화사업(외환·상역)에서는 제1지정사업자인 KTNET 외에 데이콤이 제2사업자로 지정돼 있지만 사업자 지정 당시와 현재의 지배구조가 변경됨에 따라 적극적인 사업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오는 18일 마감되는 입법 예고기간에 맞춰 통관망 접속사업자의 지정기준 수정을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관세청의 한 관계자는 “개정관세법 가운데 전자문서중계사업자의 요건은 화물유통촉진법, 무역자동화법 등 다른 법률과의 형평성을 충분히 고려해 정한 것”이라며 “KTNET을 염두에 둔 법개정은 근거없다”고 일축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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