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현대 경영의 정신

 피터 드러커-현대 경영의 정신/존 플래허티 외 지음/송경모 옮김/예지 펴냄

 

 피터 드러커가 누구인가. 미래학자, 언론인, 경영학자, 컨설턴트로 온갖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다니며 93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60년을 넘게 쉼없이 낡은 경영학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이가 아니던가.

 39년에 처음 쓴 ‘경제인의 종말’을 시작으로 ‘경영의 실제’ ‘단절의 시대’ ‘새로운 현실’ ‘프로페셔널의 조건’, 올해 국내 출간된 ‘미래경영’에 이르기까지 그의 저서는 수없이 많다. 많은 현업의 경영자들이, 또 많은 경영학자들이 피터 드러커의 저서를 한장 한장 넘기며 경영에 대한 새로운 혜안을 찾고 있다.

 그가 지내온 60여년 동안 경영학의 기조가 결코 한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았을 것인데 피터 드러커의 저서는 왜 오늘날에도 각광받는가. 그것은 이미 오래 전에 종신고용이 사라지고, 조직이 수평화되가고, 프로젝트 형태의 조직이 늘어나는 등의 미래변화가 올 것이라고 예측한 그의 통찰력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피터 드러커가 쓴 저서는 알지만 정작 피터 드러커의 사상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그가 현대 경영학에 미친 영향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고 있지 못하다. 최근 예지에서 펴낸 ‘피터 드러커-현대경영의 정신’은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사상적 인물 평전이다.

 이 책은 피터 드러커의 절친한 친구인 존 플래허티 교수가 30년동안 나눈 교류와 우정을 통해 단순한 경영학자나 미래학자가 아닌 대사상가로서 드러커의 진면목을 드러내고 있다.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드러커지만 그 사상적 이력은 경영학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학교의 정규교육을 신뢰하지 못한 드러커는 김나지움 졸업후 바로 대학에 입학하지 않고 함부르크의 한 상점에서 견습점원으로 사회경력을 쌓는다. 그러다가 ‘프랑크푸르트 게네랄 인차이거’에서 비즈니스와 해외소식을 담당하는 선임편집 위원으로 일하게 되면서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만난 그의 스승 슈타알은 그가 60여년동안 보수적 혁신주의자로 경영학을 파악할 수 있는 사상적 모태를 제공했다.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자본주의 몰락과 전체주의 폐해를 피부로 경험한 드러커는 본래부터 지니고 있었던 제도의 사회적 정당성 및 영향력이란 문제에 더 천착하게 된다. 이런 문제의식은 그를 자연히 기업의 존재로 인도했고 기업이야말로 현대사회의 유일하고도 가장 강력한 제도이며 그 전문경영인 군단이야말로 사회의 중요한 지도적 지위를 떠맡고 있다는 통찰에 이르게 된다.

 특히 그는 지식사회와 지식 노동자 시대의 도래를 이미 68년에 예측해냈다. 기업 활동의 3대 요소였던 토지, 노동, 자본은 그 중요성이 줄어들고 대신 무형의 자산인 지식이 그 경영성패를 가름할 것으로 예견하면서 미래학자로서의 탁월한 식견을 내보인 것이다. 더 나아가 노동자의 집단 소속감, 높은 사기와 직무 만족도, 기업 목표에 대한 이해증진, 우수한 직원의 경영 참여라는 사회생태학적인 혜안으로 미래경영을 조망하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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