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온라인게임에도 사기꾼 판친다

 토니 레이(35)는 좋은 온라인 경험을 속임수가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3차원 전투게임 ‘팀포트리스’에서 경쟁자들을 정기적으로 이긴 비디오게임 고수였으나 2년 전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상대편 팀이 초자연적 힘을 얻은 것이었다. 이들은 벽을 투시하고 벽을 뚫는 총을 쏘았고 이들의 조준은 인간으로서는 가능하지 않은 완벽한 수준이었다. 그는 마침내 온라인 세계에도 나름대로의 게임 사기꾼과 불량배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휴스턴에 거주하는 소프트웨어 개발 프리랜서인 그는 “이 사기술이 게임의 본질을 망가뜨린다”고 잘라 말했다.

 이 같은 ‘깡패’ 게이머들이 수년 동안 인터넷기반 게임을 부지런히 즐긴 결과 이제 비디오게임이 대거 온라인화하는 추세를 틈타 레이가 당했듯이 수천명 아니 수백만명이 괴롭힘을 당할 것으로 보인다.

 어떤 해커는 사격게임에서 완벽한 조준을 가능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른바 ‘플레이어 킬러’나 ‘팀 킬러’는 게임에서 상대방을 사냥해 살해한 다음 가상 소유물을 훔치는 대담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일부 할일 없는 백수가 게임 프로그램의 허점을 이용해 사이버머니나 무기를 무한정 복사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온라인 악한은 플레이어 사용자 이름과 패스워드를 알아내려고 사기성 전자우편을 띄우기도 한다. 이들은 사용자 이름과 패스워드를 알아내 상대방 계정에 접속, 귀중한 정보 등을 훔친다.

 이런 행위는 당연히 선량한 대다수 PC 게이머의 분노를 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 등 게임업체들은 이 같은 사기술이 아직 유아기인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망칠까 우려하고 있다. IDC의 애널리스트 셸리 올하바는 온라인게임 이용가구수는 오는 2005년 1000만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사는 자사 게임기가 하드웨어 차원에서 게임 사기술을 퇴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혀왔다.

 X박스 제품부장 캐머론 페로니는 온라인게임 서비스 ‘X박스 라이브’가 게임 사기술을 막기 위해 보안 네트워크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기술 예방 1호 조치는 MS가 인가하지 않은 코드의 운영 금지”라며 “PC의 코드운영 방법이 X박스 라이브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소니는 50만 가입자를 확보한 PC전용 인기 온라인게임 ‘에버퀘스트’에서 사용하던 보안 경험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MS는 e베이처럼 플레이어가 동료를 평가하는 상대방 플레이어 평가 시스템도 활용해 규칙을 지키지 않는 플레이어가 온라인 파트너를 찾기 어렵도록 할 계획이다.

 레이는 사기꾼을 경험한 뒤 PC게임 사기 예방 소프트웨어 ‘펑크버스터’를 개발, 이븐밸런스를 설립했다. 이 소프트웨어의 기본개념은 게임 사기꾼을 찾아내 게임서버 운영회사에 신고해 다시는 서버에 올라가 게임을 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래도 게임사기는 끊이지 않고 있다.

 MS와 소니·닌텐도 등은 홍콩 소재 릭상인터내셔널의 게임기 내부 작동 변경 특수칩인 이른바 ‘모드(mod)’칩 판매를 중단시켰다. 소니는 ‘에버퀘스트’ 네트워크에 몰래 들어와 평소 정상 작동시에는 숨겨져 있던 각종 괴물이나 다른 플레이어 이름들을 화면으로 마구 내보내는 ‘쇼EQ(ShowEQ)’ 프로그램도 차단시켰다.

 온라인 게이머가 아닌 소비자는 온라인 사기에 대한 흥분이 지나친 것 아니냐고 의심할지 모르지만 온라인게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게이머에게는 온라인게임 사기는 결코 웃어넘길 문제가 아니다.

 레이는 “게이머들에게 사기술은 게임을 ‘죽이는’ 매우 심각하면서도 감정을 건드리는 문제”라며 “게임 플레이어는 컴퓨터에 많은 돈을 썼다”고 지적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