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블록버스터 상품이다. ‘대박’을 뜻하는 블록버스터는 영화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자와 정보통신분야에서도 대박 상품은 분명히 존재한다. 2002년 하반기 전자와 정보통신업계를 후끈 달군 히트상품이 드디어 공개됐다.
전자신문은 올해 가장 많이 팔렸던 제품,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었던 제품, 시장에 가장 영향을 주었던 제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002년 히트상품’을 선정했다. 이번 히트상품전에는 월드컵 이후 소비심리가 한풀 꺾이면서 당초 추천제품이 적을 것이라던 예측과 달리 어느 해보다도 많은 상품이 나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가전과 컴퓨터·정보통신·인터넷·게임 등 총 다섯가지 분야에 걸쳐 500여종의 상품이 추천작으로 올라와 어느 해보다 풍성한 수확을 거두었음을 보여주었다. 자사 제품을 추천상품으로 응모한 경우도 많았지만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가 직접 추천상품을 보내와 전자신문이 선정하는 전자·정보통신분야의 히트상품이 얼마나 위력적인가를 실감케 했다.
특히 품질우수 분야와 고객만족 분야는 평균 4, 5개 업체가 경합을 벌일 정도로 브랜드의 자존심을 건 승부가 펼쳐졌다. 이 결과 잘 알려진 브랜드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제품도 있었고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히트상품 대열에 오르는 영광을 안은 제품도 있었다.
히트상품은 유행이 바뀌거나 마케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사랑을 받기 어렵다. 또 품질이 아무리 좋아도 유통채널을 확보되지 못하면 꾸준한 매출을 올릴 수 없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는 적절한 제품 리뉴얼과 적극적인 마케팅, 판로가 확보되지 않으면 잠깐 히트했다가 사라지기 십상이다.
전자신문이 선정한 2002년 히트상품은 최소한 이같은 요건을 갖췄다.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반영하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시장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올 하반기 히트상품은 역시 ‘구관이 명관’이라고 이미 소비자에게 상당한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한 전통적인 스테디 품목이 강세를 보였다.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상품도 많았지만 품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리소문없이 고객을 만족시킨 제품과 서비스도 돋보였다.
품질우수·고객만족·디자인·마케팅 등 총 4개 분야에 걸쳐 선정된 히트상품에서 단연 눈길을 끈 제품은 정보기기와 디지털가전이었다. 이들 제품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고 경기침체의 깊은 골을 여유있게 통과해 히트상품의 영예를 안았다.
◇고객만족 부문=먼저 고객만족 부문에서는 후지쯔와 삼보컴퓨터가 노트북과 PC부문 히트상품으로 선정됐다. 주변기기 중에서는 시그마컴(그래픽카드), 주기판(제이씨현시스템), 한국엡손(잉크젯프린터) 등이 소비자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치열한 경합을 벌인 이동전화서비스에서는 SK텔레콤이, 단말기에서는 LG전자가 고객만족분야 1위를 차지했다. 디지털가전에서는 삼성전자(PDP TV), 만도(김치냉장고), LG전자(에어컨, 세탁기), 웅진코웨이(정수기), 동양매직(가스렌지), 롯데캐논(디지털복합기) 등 기존 시장을 주도해 온 시장지배력 업체들이 수년간 이어온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을 내세워 굳건히 명성을 이어갔다. 시스템과 솔루션분야에서도 시스코·더존디지털·CTI카티정보 등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마케팅 우수=시장에서 가장 돋보인 제품을 뽑는 마케팅 우수 분야에서는 한국HP·현대멀티캡·삼성전자·LG히다찌·LG텔레콤 등 이름만 들어도 단박에 알 수 있는 브랜드가 단연 돋보였다. 초고속인터넷에서는 내로라하는 ‘통신공룡’을 제치고 두루넷이 뽑히는 이변을 연출했다. 올해 시장 호황을 반영하듯 막판까지 박빙의 승부를 벌인 생활과 영상 가전에서는 올림푸스·대우일렉트로닉스·삼성전자하우젠 등이 선정됐다.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관련해서는 코인텍과 소프트파워 두개 업체를 비롯해 SAP·한빛소프트 등이 SMB솔루션과 온라인 게임에서 마케팅 우수 분야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품질우수=하반기 최고의 품질을 가늠하는 품질우수 분야에서는 대기업의 브랜드파워가 여전히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 줬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LGIBM·KT·KTF 등이 대부분의 품목을 휩쓸었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태흥IS·카로스테크·제오스페이스·미디어포스 등 중소업체도 틈새시장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 대기업과 나란히 품질우수 업체로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하반기 품질우수 분야에 어울림정보(보안솔루션), 테르스테크놀로지(스팸메일), 일렉트로피아(e마켓플레이스), PTC(캐드솔루션) 등이 새롭게 히트상품 대열에 올라 내년 이후 시장의 돌풍을 예고했다.
◇디자인우수와 추천상품=예년에 비해 다소 응모업체가 떨어졌던 디자인우수 분야에서는 도시바·한국IBM·에이텍시스템·모토로라·이메이션코리아·유니시스·다이나톤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고르게 히트상품으로 선정돼 디자인과 관련해서는 중소기업도 대기업과 어깨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위상이 올라갔음을 입증했다. 이밖에 앱솔루트코리아·후야정보통신·파워홈TV 등이 하반기 추천상품으로 뽑혔다.
하지만 올 히트상품에서는 이전과 달리 인터넷쇼핑·TV홈쇼핑·경매·포털서비스 등 온라인분야에서 추천작은 많았으나 히트상품이 나오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이렇게 선정했다.
전자신문은 전자와 정보통신기업의 신상품 개발과 마케팅 의욕을 고취시키자는 취지로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전자신문 2002년 히트상품’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선정의 공정성을 위해 올해부터는 입체적인 평가방법을 전격 도입했다. 우선은 추천방법을 온라인 위주에서 오프라인으로 확대했다. 인터넷과 팩스를 통해 추천제품을 받았을 뿐 아니라 소비자·상인·마켓 전문가들로부터 별도의 추천을 받았다.
소정의 심사를 거친 후 선정된 제품에 대해서는 해당 분야 전문가에게 자문과 평가를 의뢰했다. 심사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유통업체에 의뢰해 하반기 판매량을 조사했으며 출시시기·기능과 특성·매출증가율·경쟁사 현황·고객반응·시장점유율 등을 기초자료로 삼았다. 여기에 본지 전문 기자들이 취재하면서 확보한 자료를 참고했다.
디지털TV를 비롯한 생활가전부터 PC·단말기 등 정보기기와 초고속인터넷과 이동통신, 온라인게임·쇼핑몰 등 서비스, 시스템과 솔루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전자와 정보통신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고객만족·마케팅·품질우수·디자인 등 총 4개 분야에 걸쳐 히트상품을 선정했다. 특히 하반기에는 비전자 분야를 포함시켜 영역을 더욱 확대했다.
이 결과 고객만족 부문 38개, 마케팅 부문 29개, 품질우수 부문 37개, 디자인부문 10개, 추천상품 6개 등 총 120개 제품이 히트상품의 영예를 안았다. 어느 해보다도 히트상품이 가장 많았던 올해는 분야별로 많은 추천상품이 몰려들어 심사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특히 남다른 제품과 마케팅 능력을 발휘해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뛰어난 매출실적을 올린 상품이 많아 심사에 애를 먹였다.
전자신문은 선정과정의 객관적인 신뢰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대한 신경을 썼다. 이 때문에 심사과정에서 히트상품을 놓고 일부 견해차가 표출되기도 했으나 합리적인 의견교환과 수집된 참고자료 확인작업을 거치면서 히트상품이 탄생했다.
전자신문은 이번에 선정된 상품이 보다 많은 사랑을 받고 해당 기업은 더 좋은 상품개발과 서비스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강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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