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컴퓨터와 팜이 세계적인 지위와 명성에 비해 한국시장에서는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이렉트 세일이라는 새로운 사업모델로 전세계 PC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델컴퓨터의 국내 PC사업은 지속되는 부진속에 고전하고 있다. IDC 자료에 따르면 델은 한국시장에서 지난 3분기 중 노트북PC 1000여대, 데스크톱PC 3000여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노트북PC, 데스크톱PC 모두 10위권 밖의 성적이다.
델컴퓨터코리아는 올해 초 40여명에 그쳤던 인력을 현재 80여명까지 보강하고 대대적인 광고를 집행하는 등 국내 시장공략에 박차를 기해왔다. 또 지난 10월에는 마이클 델 회장이 5년 만에 방한, 시장공략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델의 시장점유율은 좀체 확대되지 않고 있다.
PC업계 한 관계자는 “델이 중소기업(SMB)시장을 타깃으로 마케팅과 영업을 집중하고 있지만 이 시장은 미국시장과는 달리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들도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 정도의 출혈경쟁이 만연된 시장”이라며 “델의 타깃 설정이 잘못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시장에서 델이 성공을 거두고 있지만 일본 PC시장은 몇 개의 대기업이 과점하는 시장이어서 가격경쟁도 그다지 심하지 않은 등 델이 파고들 여지가 많았다”며 “국내 데스크톱PC 시장은 일본과 달리 가격경쟁력을 내세운 중견기업들이 약진하고 있어 델의 부진은 예고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델코리아측은 “4분기들어 광고효과가 나타나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라며 “내년에는 SMB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크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팜의 추락은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IDC가 최근 발표한 3분기 국내시장 자료에 따르면 팜의 3분기 국내 판매량은 전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분기당 3000여대를 넘게 팔았지만 올해 상반기 총 판매량이 2500여대에 그친 데 이어 3분기에는 아예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이렇듯 판매부진이 이어지자 팜의 국내 총판업체인 세스컴은 지난 10월 서울 용산에 마련했던 PDA매장을 철수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세스컴의 한 관계자는 “상반기에 출시됐던 m515 모델이 지난해 출시된 m505와 별 차이가 없어 수입을 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모델이 지금도 주력 모델인 셈”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에 팜이 발표한 새로운 PDA인 ‘텅스텐’의 경우 한글화 및 인증이 해결되지 못해 내년 초에나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4분기에도 극도의 판매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스컴측은 “팜사업이 현재 부진하지만 내년 텅스텐 모델이 출시되면 시장상황은 호전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는 등 보다 적극적 판매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델과 팜의 공통점은 현지화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라며 “HP·후지쯔·도시바 등 다른 다국적기업들은 국내 시장상황에 따라 마케팅 전략을 유연하게 구사하고 현지업체들과의 협력을 늘려 판매량을 확대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분석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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