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모뎀 부활하나

 xDSL 기반의 초고속인터넷장비에 밀려 맥을 못추린 케이블모뎀업계가 시장탈환에 나섰다.

 지난 90년대 중반만해도 ADSL과 함께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을 양분해오던 케이블모뎀은 이후 ADSL의 꾸준한 성능향상에 밀려 최근에는 ADSL 개설이 불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틈새시장을 형성하는데 머무르고 있다. 특히 올들어서는 VDSL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케이블모뎀업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케이블모뎀업계는 속도와 성능이 향상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고 반격에 나서고 있다.

 업계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새로운 케이블모뎀 기술표준인 ‘DOCSIS(Data Over Cable Service Interface Specification) 2.0’. DOCSIS2.0은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DOCSIS1.0/1.1이 상향에서는 10Mbps 속도에 머무는 것과 달리 상하향 모두 30Mbps급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기술은 상향에서도 초고속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P2P서비스를 비롯해 원격 영상회의·진료·교육서비스 등을 원활하게 지원할 수 있다.

 DOCSIS2.0은 지난 9월 표준안이 확정됨에 따라 지난 10월부터 미국의 케이블모뎀 인증시험기관인 케이블랩스가 ‘제24차 DOCSIS 인증테스트’를 통해 인증작업을 진행중이다.

 이처럼 DOCSIS2.0이 케이블모뎀업계의 기대주로 부상함에 따라 업계의 움직임도 부산해지고 있다.

 국내 케이블모뎀 전문업체인 크로스텍(대표 강주형)은 최근 DOCSIS2.0 기반의 가입자용 케이블모뎀 ‘XCM-3800’ 개발을 마치고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제24차 DOCSIS 인증테스트의 ‘DOCSIS2.0’ 부문에 참가하고 있다. 크로스텍은 인증시험을 통과하는 대로 이르면 내년 초 국내에 제품을 정식 출시하고 통신사업자 및 중계유선사업자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벌여나갈 방침이다.

 외산업체의 국내시장 공략준비도 빨라지고 있다. 세계적인 케이블모뎀업체인 테라욘의 국내 총판업체 케이블웨이커뮤니케이션즈(대표 정준호)는 최근 DOCSIS2.0 기반의 사업자용 케이블모뎀 장비인 CMTS(Cable Modem Termination System) 신제품 ‘BW3000’을 선보였다. 케이블웨이 역시 현재 진행중인 24차 인증테스트에서 인증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국내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밖에 기존 CMTS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대표 김윤)가 내년 상반기 중으로 DOCSIS2.0 기반의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며 지난 10월 DOCSIS1.0/1.1 기반의 CMTS 장비를 발표하며 국내 케이블모뎀 시장에 뛰어든 주니퍼네트웍스코리아(대표 강익춘)도 DOCSIS2.0 기반의 사업전개를 위해 채널망을 정비하는 등 사업준비에 힘을 싣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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