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 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국산 ADSL장비의 수출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코어세스·LG전자·현대네트웍스 등 주요 초고속인터넷장비 생산업체들은 연초만해도 올해 ADSL장비의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 수출목표를 지난해보다 최대 20배까지 늘려잡는 등 사업목표를 공격적으로 세웠으나 실제 실적은 업체별로 목표치의 절반 수준도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주요 ADSL장비 업체들의 수출이 당초 기대에 비해 크게 부진한 것은 세계 통신시장의 위축으로 초고속인터넷 분야에 대한 투자가 예상보다 줄어든 데다 국내 업체들이 해외시장을 낙관적으로 전망, 수출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잡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부문에 대한 수요가 점차 ADSL에서 VDSL로 전환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국산 ADSL장비의 수출확대는 사실상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올 초 대만에 116만 회선의 ADSL장비 대량 수출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올해 수출물량이 지난해보다 20배 이상 증가, 최소한 200만 회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공격적인 사업전략 구사에도 불구하고 추가 수주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수출실적이 당초 목표의 5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코어세스(대표 하정률)는 지난해 일본과 중국에 200만 회선 규모의 ADSL장비 대량수출에 성공한 것을 발판으로 올해 수출목표를 500만 회선 규모로 높여 잡았으나 실제 수출실적은 20만 회선 수준에 머무는 부진한 사업성적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대량수출의 물꼬를 튼 일본시장을 낙관적으로 전망했으나 당초 기대와 달리 올해에는 일본시장에서 ADSL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한 데다 수출지역 다변화 전략도 차질을 빚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초고속인터넷장비 사업부문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던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올해 50만 회선 규모의 ADSL장비를 수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동남아 등지에 8만 회선을 수출했으며 현대네트웍스(대표 박승철)도 올 초 15만 회선 규모의 ADSL장비를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지금까지 5만회선의 장비를 수출, 연초 목표의 3분의 1을 달성하는데 그쳤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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