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디지털전자산업 `세계3위` 전략

 정부가 디지털 전자제품의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디지털 전자산업 중장기 발전비전 및 세부 추진계획’을 마련중이라고 한다. 산자부는 이달 중순까지 디지털 전자산업 중장기 발전비전 계획서를 발표하고 2008년까지 연간 10억달러 이상의 수출잠재력을 갖는 제품 5개를 추가로 발굴·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산자부는 이를 통해 2008년에 모두 1500억달러에 이르는 수출을 실현, 디지털 전자제품 분야에서 세계 3위로 부상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그동안 디지털 전자제품이 수출을 주도하면서 급성장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추진계획안 마련은 시의적절하다고 하겠다. 그동안 과열을 우려할 정도로 디지털 전자제품의 수출열기가 뜨거웠지만 특정제품에 한정됐으며 수출주력제품으로 선정된 제품도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대책이 차질없이 추진될 경우 2008년이 되면 연간 10억달러 이상의 수출잠재력이 있는 제품이 현재 10개 품목에서 15개로 늘어나고 이를 통해 총수출액이 15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이 장밋빛 기대만은 아니라고 본다.

 문제는 세계각국이 디지털 전자제품을 차세대 성장동력 제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금 우리가 어떤 제품을 수출전략제품으로 육성하느냐 하는 점이다.

 정부는 일단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는 비메모리반도체·디지털위성방송수신기(PVR)·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개인휴대단말기(PDA)·전자의료기기·디지털스틸카메라·전자소재·디지털오디오방송(DAB)수신기·3D게임기 등 10여개 품목을 전략제품으로 꼽고 있다.

 그 중에서도 굳이 우선 순위를 가린다면 메모리반도체를 통해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개발이 용이한 비메모리 개발을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수출효자상품으로 꼽히고 있는 반도체 생산기술과 시장개척 노하우를 감안하면 비메모리반도체가 다른 어느 제품보다 산업에 미치는 파급영향이 클 뿐 아니라 전략적인 수출주력제품으로 육성하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디지털위성방송수신기·디지털영상저장장치·디지털오디오방송수신기 등 디지털 전자제품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두말할 나위가 없다. 최근들어 일반가정을 중심으로 홈네트워크화가 급속히 이루어지면서 이들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퓨전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의료기기제품과 3D게임도 전략제품으로 육성해야 할 중요한 제품으로 빼놓을 수 없다. 물론 수출 잠재력이 높은 전략품목을 만들어 내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그 시기는 이를수록 좋다.

 정부는 이를 위해 산학연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차세대전략상품개발위원회’를 구성해 전략상품 선정작업을 벌이기로 하고 구체적인 실무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정부가 수출전략제품을 발굴하기 위해 전략상품개발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은 올바른 정책방향이라고 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위원회 구성보다 체계적인 조직운영으로 정말 경쟁력이 높은 제품을 전략제품으로 발굴하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 이미 전략제품으로 꼽히고 있는 메모리반도체·휴대폰·노트북·디스플레이·스토리지 등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해 수출주력제품 발굴이 반드시 성공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 중장기 계획과 별도로 구체적인 단기대책 마련도 동시에 강구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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