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특성화 대학]`디지털 탑쌓기` 공들이는 상아탑

지난 2일 2004년 대입 수능시험 점수가 발표된데 이어 10일부터 대입원서 접수가 시작된다.

 올해 정시모집에는 전국 193개 4년제 대학들이 총 27만1635명의 신입생을 선발하게 된다.

 또 156개 전문대도 학교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내년 2월 5일까지 원서를 접수, 총 35만4376명의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올해 수능점수는 지난해에 비해 평균 3.2점 하락함에 따라 입시생들은 극심한 눈치작전을 벌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이같은 올해의 추세와 점수판도를 상세히 파악한 뒤 지망학교 및 학과의 전형요강을 면밀히 검토해 확실한 원서접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 입시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보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수험생 못지않게 대학도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내년부터는 대학의 입학정원이 수험생 수보다 많아지게 돼 대학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도태되는 극한 상황을 맞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공계 관련학과의 경우 최근 청소년들의 이공계 기피문제로 인해 이중삼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이공계 관련학과들은 우수학생 선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처럼 내외로 곤란을 겪고 있는 각 대학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학생 끌어당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들 대학이 내세우고 있는 무기는 바로 ‘정보화’와 ‘국제화’다.

 학술정보만을 정보화하는 것이 아니라 출결시스템과 교내 행정시스템까지 완벽하게 구축해 투명한 학사행정을 구현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추세에 발맞춰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무선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대학이 들이는 공은 눈물겹기만 하다.

 또 일정 수준에 도달한 국내 대학간 ‘우물안 개구리’식의 경쟁은 의미가 없고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는 절박감으로 국제화에 힘을 쏟고 있다. 해외 유명대학과 자매결연을 하고 학생교류를 실시하고 우수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무료로 해외유학을 보내고 있다.

 고려대학교의 경우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교육정보화 △지식관리시스템 구축 △전자도서관 구축 △행정정보화 △의사결정지원시스템 구축 △정보인프라 개선 △정보자원관리 등으로 요약되는 ‘고대비전 2005’를 추진하고 있다.

 한양대학교는 디지털도서관인 백남학술정보관, 산학협동연구의 산실이 될 한양종합기술연구원 등 새로운 연구시설을 속속 구축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0년에 발표한 한양대 중장기학교발전계획 ‘HY DREAM(한양 드림) 2010’을 통해 21세기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창출하기 위해 정보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또 인하대학교는 500여억원의 재원을 들여 최첨단 전자도서관인 ‘정석학술정보관’을 내년까지 건설, 선진 일류대학 수준의 도서정보를 학생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15층 규모의 하이테크센터도 이공계열의 연구수준을 최대한 끌어 올릴 수 있는 여건을 부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97년 공과대학을 신설, 이공계대학 집중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는 세종대학교도 지난 3년간 외부기관 연구비 수주가 600%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의 경우 작년 대비 52% 증가하는 등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또 현재 첨단기술개발의 첨병이 될 대규모 연구단지 ‘세종 테크노시티’를 조성하는 등 이공계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방대학도 변신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광주대학은 디자인학부와 컴퓨터전자통신공학부, e비즈니스학부를 특성화학부로 중점 육성하고 있으며 충남대학은 해외 대학과의 협력 프로그램을 활성화, 해외 연수 기회와 협력대학 지역의 연구단지 및 산업체 방문, 정보통신관련 유명 학술대회, 박람회 등 견학기회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동명정보대학은 국내 대학 최초로 본관 건물을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건립하고 송출이 가능한 디지털방송국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방송을 개설, 운영하고 있고 영남대학교는 지난해 초부터 대학정보화사업인 ‘i-campus 프로젝트’를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세간에서 칭하는 ‘일류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낮고 학교규모도 작은 지방대 및 전문대도 나름대로 특징적인 교육철학을 갖고 화려한 변신에 나서고 있다.

 각 대학들이 특성화에 초점을 맞추듯 관련학과도 기존 학과와는 다른 특성화의 길을 걷고 있어 수험생들의 선택권을 넓혀주고 있다.

 기존 IT학과라면 주로 전자공학과나 컴퓨터공학과, 정보통신학과 등이 꼽혔지만 요즘은 세분화·전문화된 다양한 학과들이 등장, 학생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그중 최근 주목받고 있는 학과는 게임공학과다. 컴퓨터 게임은 감성적 요소가 가미된 다양한 컴퓨터공학 기술의 결집체로 알고리듬, 컴퓨터 그래픽스, 인공지능, 가상현실, 컴퓨터네트워크, 컴퓨터 애니메이션, 게임 기획 등을 교육하고 있다. 한국산업대 게임공학과, 공주대 게임디자인학과, 홍익대 소프트웨어게임학부, 대불대 디지털게임공학과 등이 대표적인 학과로 꼽히고 있다.

 특히 게임공학과는 각종 게임기획 및 제작 전문가로 진출은 물론 게임제작에서 배운 기술은 일반 프로그램을 사용자에게 더욱 친숙하게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어 일반 프로그램 개발업체에 취업도 가능한 유망학과다.

 광전자공학과 및 광공학과도 눈여겨 볼만한 학과다. 이 학과들은 전자공학과 물리학의 광학분야가 융합된 새로운 학문으로 현재 광통신, 광컴퓨터, 영상정보업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가까운 미래에 더욱더 그 응용범위가 확산되어 수많은 과학 및 기술인력 고용이 기대되는 분야다.

 앞으로 사회구조가 광정보통신사업, 우주산업 등 첨단분야를 중심으로 발전, 광학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직업전망이 밝은 편이다. 조선대 광기술공학과, 동신대 전기광전자공학부, 신라대 첨단기술공학부 등이 대표적인 학과다.

 나노기술(NT)이 각광받음에 따라 속속 생겨나고 있는 나노공학과도 학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세종대의 나노신소재공학전공, 건양대 나노신소재학과, 신라대 나노소재응용화학공학부, 인제대 나노공학부 등은 나노소재에서부터 소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산업의 기반이 되는 나노인력의 양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생명기술(BT)과 IT의 결합으로 주목받고 있는 BIT관련 학과인 생명정보학과도 선택을 고려해볼 만하다.

 이 과는 대표적인 다학제적인 학문으로 관련분야의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 취업전망이 아주 밝은 학과로 손꼽히고 있다. 숭실대 생명정보학과, 명지대 생명과학정보학부, 상명대 생명정보공학부, 전북대 생체정보공학부 등이 명칭은 다르지만 비슷한 커리큘럼으로 BIT인력을 육성해 내고 있는 대표적인 학과다.

 한 대학관계자는 “IT 및 BT관련 학과라 할지라도 학과에 따라 취업률의 편차가 심해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학교측이 얼마나 관련학과에 대해 육성의지를 갖고 있는지도 선택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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