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IT시장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동안 한국의 반도체 및 IT시장의 변화를 지켜봤지만 최근 몇년간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입니다. 이미 보급된 ADSL과 무선랜이 연결되는 유무선 통합 초고속 인터넷시장에서는 한국이 최고의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세계적인 무선랜 칩세트업체 인터실(http://www.intersil.com)의 한국법인을 이끄는 천복훈 사장(51). 무선랜이 한국 IT시장에서 화두로 떠오르면서 ‘인터실’과 인터실의 무선랜 칩세트 ‘프리즘’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내년부터는 인터실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802.11b 규격의 무선랜망에 xDSL, 802.11a/g 등 다양한 유무선 초고속 인터넷망이 통합되면서 인터실의 위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천 사장은 올해로 한국지사장을 맡은 지 만 10년이 됐다. 엄밀하게 말하면 지난 10년간 몇개 회사의 지사장을 맡았다고 할 수 있다. 인터실의 한국법인은 87년 설립된 제너럴일렉트릭(GE)반도체가 모태가 됐다. 이후 경영악화로 해리스반도체에 인수되고 지난 99년 벤처기업 인터실을 인수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는 한마디로 꿋꿋하게 한국법인을 지켜온 셈이다.
다국적기업 특성상 잦은 자리 이동도 있을 법한데 변하지 않는 뚝심의 원천이 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별달리 특출난 것도 없고 일에 집중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며 겸손해 했으나 주변에서는 그를 한마디로 ‘소리없이 변화에 강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몇번의 인수 합병으로 회사가 들썩거릴 때에도 차분하게 리더십을 발휘했고 앞날을 내다보는 예리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게 그를 알고 있는 사람들의 평가다.
올들어 최고의 전성기를 이루고 있는 인터실의 순항 배경도 그의 이같은 성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주변사람들의 설명이다.
천 사장은 한 해를 보내며 또다시 도전에 나섰다. 최근 인수한 광저장장치용 드라이버 IC 제조업체 앨란텍을 중심으로 국내 전자업체들과의 새 비즈니스를 구상하고 나선 것. 그 때문인지 기술 지원 인력을 강화하고 자체 검사 실험실을 만드는 데 여념이 없다.
그러나 그가 무엇보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인텔·TI·에테로스 등 무선랜 시장에 진입하려는 후발업체들의 거센 바람이다.
그는 또 국내 IT업체들과 협력해 무선랜 내장형 노트북 PC 등 다양한 성공사례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피력했다. 천 사장은 이를 통해 한국이 대만보다 기술경쟁력은 물론, 원가경쟁력에서도 앞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양한 인터실의 기술을 모두 제공할 계획입니다. 무선랜 분야만큼은 이같은 바람을 꼭 실현하고 싶습니다.”
<글=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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