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를 딱딱하게 굳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피부와 장기 등 모든 것을 보존한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인체의 신비전’을 통해 이 기술이 소개되자 많은 사람이 어떻게 장기와 핏줄, 심지어 태아까지 생생하게 보존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
인류는 고대 이집트 왕국에서부터 생전 모습 그대로를 보존하려는 갖가지 방법을 시도해왔으며 최근 인체에 플라스틱을 주입하는 플라스티네이션기법이 개발되면서 절정에 도달했다.
플라스티네이션은 실리콘 고무와 에폭시·폴리에스터 합성수지 등 반응성중합체(reactive polymer)를 생물학 표본인 인체에 주입하는 진공과정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체 표본은 단단하고 영원히 지속되며 냄새도 없다. 말 그대로 인체를 그대로 딱딱하게 굳혀 본래의 피부 주름과 세포 하나 하나를 아주 미세한 수준까지 보존하는 방법이다.
하이델베르크대학 의학박사 군터 본 하겐스에 의해 77년 발명된 이 기법은 이후 많은 응용방법이 개발돼 전세계 여러 연구기관에서 실행되고 있다.
플라스티네이션은 진공 주입을 통해 인체 조직 및 지방세포의 수분을 반응성 플라스틱으로 교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우선 플라스티네이션을 위해서는 인체를 탈수시키고 지방질을 제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간용매로 작용하는 것이 아세톤이다. 플라스티네이션을 위해서는 인체 표본을 영하 25도의 차가운 아세톤이 담긴 수조에 3번 담가 탈수시킨다. 탈수 후에는 실온의 아세톤에 담가 지방질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후 표본은 휘발성용매(volatile solvent)와 폴리머용해제(polymer solution)에 넣어진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아세톤에 의해 탈수된 인체 표본 안으로 대체물질인 폴리머가 흡수된다. 폴리머가 흡수된 인체는 폴리머의 종류에 따라 가스나 빛·열에 의해 보존 처리된다.
현재까지 플라스티네이션으로는 4종류의 다른 표본을 만들 수 있다.
실리콘이 주입된 표본은 구부러지고 탄력이 있으며 주로 해부학 수업 등에 쓰이는 표본에 사용된다. 중합된 유제(polymerizing emulsion)로 만들어진 표본은 1㎝보다 두껍게 썬 몸체 조각에 이용된다. 얇은 몸체나 장기조각은 에폭시 수지를 사용해 다른 조직들을 다양하게 채색한 투명한 표본으로 만들어지고 폴리에스터 공중합체(polyester copolymer)는 뇌의 단편을 만들 때 이용한다.
이렇게 플라스티네이션을 거친 인체는 해부학과 병리학적 구조에 관한 상세한 연구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플라스티네이션은 수천년에 걸쳐 진행된 해부학 연구의 결실로 인체의 복잡하고 완벽한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경제 많이 본 뉴스
-
1
4인터넷은행 2주 앞으로···은행권 격전 예고
-
2
미국 발 'R의 공포'···미·국내 증시 하락세
-
3
MBK, '골칫거리' 홈플러스 4조 리스부채…법정관리로 탕감 노렸나
-
4
금감원 강조한 '자본 질' 따져 보니…보험사 7곳 '미흡'
-
5
트럼프 취임 50일…가상자산 시총 1100조원 '증발'
-
6
이제 KTX도 애플페이로? 공공기관도 NFC 단말기 확산 [영상]
-
7
보험대리점 설계사 10명중 1명은 '한화생명 GA'…年 매출만 2.6조원
-
8
[ET라씨로] 참엔지니어링 80% 감자 결정에 주가 上
-
9
적자면치 못하는 은행권 비금융 신사업, “그래도 키운다”
-
10
메리츠화재, 결국 MG손보 인수 포기…청·파산 가능성에 '촉각'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