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내수 둔화와 미국·이라크 전쟁 가능성 등 불안정한 대내외 여건으로 국내 전자·반도체 등 제조업체들의 내년 1분기 경기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1485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03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내년 1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88로 나타나 기업의 현장 체감경기가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 1분기 경기가 올 4분기에 비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 업체는 282개사,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 업체는 432개사로 내년 초 경기악화를 점치는 업체가 훨씬 많았다.
분기별 BSI는 올해 2분기 133으로 정점에 올랐다가 3분기 125, 4분기 111 등으로 떨어진 데 이어 내년 1분기에 100 이하로 곤두박질해 연초 경기전망이 심상찮음을 보여줬다.
BSI가 100 이상이면 전 분기에 비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보는 기업이, 100 이하면 경기악화를 점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부항목별 BSI는 내수(90), 수출(99)이 모두 100 이하로 나와 전 분기(내수 112, 수출 104)에 비해 내수가 상대적으로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점쳐졌다.
생산(94)과 설비가동률(94), 판매가격(86), 자금사정(85), 원재료 가격(60) 등 제반 경영여건이 기준치에 못미쳐 경상이익(81)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설비투자(105)와 고용(101)은 전 분기(각 108, 106)보다 낮았지만 기준치 보다 높았다.
업종별로는 전자·반도체(96), 기계(86), 조선(90), 자동차(91) 등 대부분 업종이 전 분기에 비해 위축될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은 생산(107), 설비가동률(104) 등 생산활동이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 반면 중소기업의 경우 생산과 설비가동률 BSI가 93, 92로 생산활동 위축을 예상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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