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INI 전윤석 CIO

 INI스틸이 이르면 이번주 중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을 최종 결정한 뒤 본격적인 기업 혁신작업에 들어간다.

 올해 최대호황을 누리고 있는 INI스틸이지만 국내외 환경을 따져보면 새로운 도약과 역량집중을 위한 프로세스 개선과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2004년 이후 철강수입의 무관세 시대 도래, 중국·인도의 약진, 일본의 경기침체 등으로 지속적인 호황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전에도 이러한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INI스틸은 중장기 전략 수립 및 실행을 위해 IBM에서 19년간 컨설턴트로 지냈던 전윤석 이사(50)를 지난 7월 최고정보담당자(CIO)로 영입했다. 전 이사는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2개월에 걸쳐 ‘향후 3년 IT마스터플랜’을 수립해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에게 보고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ERP가 결정되면 이달부터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깨가 점점 무거워진단다.

 “새로운 IT전략은 내부물류 개선, 고객 대응체제 구축, 전체 최적화 관점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전체를 흔드는 빅뱅 방식보다는 관리자의 눈높이를 맞춰가며 소프트웨어적 접근을 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봅니다.”

 그의 말에 신뢰감이 따라다니는 이유는 경력 때문이다. IBM 제조업 공장 컨설턴트로서 현업지원업무만 19년간 수행했다.

 컨설턴트에서 CIO가 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컨설팅을 내 집에서 하느냐, 밖에서 훈수를 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웃는다. 정확히 따지면 전 이사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셈이다. 컴퓨터에 관심을 가져 IBM에 근무하기 전에 4년간 현대양행과 현대중공업에서 공정관리 엔지니어로 일했었다. 상황이 바뀌었다면 이제 조직혁신을 총괄해야 하는 요직에 올랐다는 점이다.

 그는 컨설턴트로서 외부에서 지원만 해주다 직접 전투에 나서야 하는 CIO로서 역할을 세 가지로 정의한다. 첫째, 내부고객을 대상으로 내부 영업을 하는 영업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 그래야 내부 고객의 수준을 알고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모든 임원의 고민 중 하나인 비용절감 방안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급격한 시장판도 변화에 따른 정보수집과 제공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의사결정자에게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그 결과를 IT화하는 일이 가장 큰 임무라는 것이다.

 그는 항상 웃는 모습으로 직원들을 대해 온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머뭇거리면 바로 밀고 당기는 적극성도 갖고 있어 INI스틸의 e전이(transformation) 속도를 어떻게 조절할지 주목할 만하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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