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블리자드가 개발중인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국내 배급업체 선정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누가 배급업체로 선정될 것인가를 놓고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본지 29일자 26면 보도
전문가들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개발사가 블리자드라는 것만으로도 파괴력을 지니는 만큼 어떤 업체든 배급업체로 선정되면 단번에 메이저 온라인게임업체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 비벤디유니버설게임즈 한국지사를 통해 판권계약을 제안한 업체 15여개 가운데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한빛소프트·엔씨소프트·삼성전자 등 ‘빅3’가 꼽힌다.
이들 업체는 하나같이 국내 게임시장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해 최근 신규 프로젝트를 강화하는 상황이라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판권 확보에 사활을 걸 채비다.
우선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등 블리자드의 인기 타이틀을 국내에 배급한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는 가장 가능성 높은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스타크래프트’를 시작으로 ‘디아블로’ 시리즈, ‘워크래프트3’ 등 블리자드의 ‘킬러 타이틀’을 국내에 잇따라 배급, 600만장 이상 판매고를 올린 마케팅 능력을 자랑한다. 이 때문에 ‘한빛소프트=블리자드 타이틀 유통업체’라는 인식도 널리 퍼진 상황이다.
다만 PC게임 등 오프라인 유통에 주력해온 터라 온라인게임 서비스 능력이 아직 검증받지 못한 것이 흠이다. 하지만 최근 한빛소프트는 온라인게임 ‘위드’를 성공적으로 배급하고 있는데다 자체 개발한 온라인게임 ‘탄트라’도 다음달 서비스를 앞두고 있어 이같은 약점을 보완하고 있다.
한빛소프트 김영만 사장은 “이미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비벤디 파트너업체 워크숍에 초청돼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국내 배급사업과 관련한 프레젠테이션을 가진 상태”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최대의 온라인게임업체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온라인게임 서비스와 관련한 경쟁력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에버퀘스트’ 등 굵직한 해외 온라인게임을 국내에 서비스한 경험과 막강한 자금력도 좋은 무기다.
하지만 ‘리니지’ 등 자체 개발한 게임에 많은 공을 들이는 상황에서 과연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 전력투구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우려도 없지 않다. 엔씨소프트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다른 업체로 넘어가면 온라인게임시장의 ‘맹주’로서 그 위상이 위협받는 만큼 판권확보에 전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다소 조심스럽게 이번 판권확보 경쟁에 나섰다. 대기업이 게임시장에 진출하면서 중소 게임업체를 모두 벼랑으로 내몬다는 비판이 두렵기 때문이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배급사업과 관련한 제안서를 극비리에 준비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최근 온라인게임 포털사이트 ‘게임앤조이’를 오픈하고 온라인게임 배급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황이라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은 일단 브랜드파워나 자금력에서는 앞서지만 게임 비즈니스 분야에서 아직 검증받지 못한 것이 약점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3사가 일장일단이 있는 만큼 과연 어떤 업체가 낙점될지는 예단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로서는 비벤디 한국지사가 준비하고 있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구동 결과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벤디 한국지사는 최종 3개 업체를 후보로 선정해 △자본력 △게임서비스 및 마케팅 능력 △회사 이미지 등을 고려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가동할 예정이다.
비벤디 한국지사 한정원 지사장은 “배급업체 선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백지상태와 마찬가지”라며 “검증 시뮬레이션은 업체별로 배급업체가 선정된 것을 가정해 동시접속자 등을 미리 예견해보는 프로그램인 만큼 가장 객관적인 데이터로 활용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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