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보다 싼 임금으로 고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가 많은 국가는 인도가 아니고 러시아다.”
30여개 러시아 외주업체들은 지난 22일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개최된 제2회 미·러 첨단기술 라운드테이블에서 이같은 메시지를 던졌다.
부시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휴스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확정된 양국간 협력관계의 일부로 추진된 이 라운드테이블은 미국과 러시아 하이테크업체 사이의 협력강화가 목적이다.
이번 라운드테이블 참석자들은 러시아의 수많은 기술진에게 고용기회를 제공하는 대규모 외주계약과 같은 보다 유형적인 결과를 내기를 바랐다. 러시아 외교부 부국장인 바딤 그리신은 “이번 라운드테이블로 구체적인 합의와 프로젝트의 가능성이 열렸다”면서 “10년 전 같았으면 이러한 종류의 계약은 상상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러시아는 10년 전에는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막 시작한 참이었다. 보리스 옐친 당시 러시아 대통령은 공산당 강경파의 쿠데타 기도를 제압한 뒤 가격통제를 해제하는 한편 국영산업의 민영화에 착수했다. 인텔, 선마이크로시스템스 같은 기업은 러시아의 풍부한 기술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수십명의 러시아 계약근로자를 고용했지만 이같은 흐름은 계속되지 못했다.
정보기술(IT)이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1%에 불과하다. 130만명의 러시아인이 컴퓨터과학, 공학 등 관련학위를 갖고 있지만 현재 IT 관련 직장을 갖고 있는 러시아인은 겨우 7만명이 고작이다.
인텔러시아의 사장인 스티브 체이스는 러시아에는 인재가 널려 있다고 자랑한다. 인텔은 지난 몇년간 대러시아 투자를 확대한 덕분에 현재 400명을 고용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 기술진은 대단히 창조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할 뿐 아니라 교육도 잘 된 편”이라며 “특히 수학적인 알고리듬 문제해결에는 당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기술자의 임금 또한 싸다. 인텔 소프트웨어 솔루션그룹 본부장 리처드 워트는 러시아의 니주니 노브고로트시에 거주하는 인텔 직원이 미 샌타클래라 본사 거주직원 보수의 25% 정도만으로도 만족해한다고 전했다.
일부 러시아인들의 급여는 더 낮은 편이다. 실렉토사시스템스의 창업자 보리스 렌스키는 최근 웹 기반의 직장 추적 주문 프로그램을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한 광고회사에 단돈 8000달러에 넘겼다. 이 회사는 러시아 프로그래머에게 400∼600달러의 낮은 월급만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었다.
보스턴 소재 IT컨설팅 업체인 애버딘그룹의 조사담당 이사인 스티븐 레인은 “러시아 프로그래머는 핵심 엔지니어링에 기반을 둔 복잡한 프로젝트를 다루는 데 뛰어나다”며 “차별화할 수 있는 다른 분야를 찾을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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