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프랑스텔레콤(FT) 회생에 나섰다.
28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과도한 부채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 프랑스텔레콤에 현금 90억유로(약 10조8000억원)를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프랑스는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텔레콤 지분 54.4%를 출연해 새로운 법인을 설립한 뒤 이 회사를 통해 프랑스텔레콤에 필요한 경영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을 취할 방침이다. 프랑스텔레콤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인 티에리 브레톤은 다음 주 중에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영합리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통신서비스 회사인 프랑스텔레콤은 90년대 말 KPN오렌지와 미국 스프린트PCS 등 해외 통신서비스 사업과 제3세대(G) 주파수 경매 등에 과감하게 투자했던 것이 화근이 되어 최근 회사경영을 압박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의 부채규모는 700억유로(약 84조원)를 넘어섰고 이 가운데 내년 상반기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 부채만도 150억유로에 달한다. 그동안 프랑스가 추진했던 국영기업 민영화 사업의 최대 성공 사례로 꼽았던 프랑스텔레콤을 정부가 더 이상 방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최근 프랑스텔레콤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요구한 바 있다. 프랑스텔레콤은 또 수천명의 직원을 추가 감축하고 부실자산을 과감하게 대손상각한 후 앞으로 수익위주 경영을 하겠다고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에 약속했다.
한편 프랑스 정부가 설립하는 법인은 금융시장이 안정돼 프랑스텔레콤이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한 주식 발행이나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자체적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때까지 프랑스텔레콤에 자금 지원을 계속하게 된다. 또 이 법인은 앞으로 필요하면 프랑스텔레콤의 수만명 직원과 지역전화 회선 등 자산을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정부가 이처럼 새로운 법인을 설립해 프랑스텔레콤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은 정부가 이들 법인을 일반 기업과 동일하게 경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들 법인도 정부의 지급보증을 받아 높은 채권 등급 등의 혜택을 볼 수 있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국영기업을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법인 설립을 민영화의 중간 단계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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