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경기가 완전히 회복되려면 앞으로 6개월 이상이 필요하지만 늦어도 내년말이면 정상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하향세 내지 보합세가 예상되는 데스크톱PC와는 달리 노트북PC는 지금도 교체수요를 중심으로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읍니다. 우리는 전략상품인 태블릿PC를 비롯, 노트북PC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고 지배력을 유지·확장할 만한 나름의 경쟁력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모로호시 도시오 후지쯔PC 사장은 자신만만했다. 메이저 PC업체들이 IT불경기 직격탄을 맞고 적자에서 허덕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미국시장에서 흑자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밝히는 후지쯔PC 경쟁력의 원천은 비즈니스모델과 고객지향성으로 압축된다. 물류혁신, 규모의 경제에 의한 원가절감과 엄격한 품질관리,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가격과 성능을 실현하는 것이 곧 미국시장에서의 성공요인이라는 것이다.
“전세계에서 팔리는 모든 후지쯔PC는 일본 시마네에서 생산합니다. 연산 300만대 규모라면 부품소싱부터 원가절감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PC 불량률이 월평균 1.7% 가량인 데 비해 후지쯔는 0.6%에 불과합니다. 가격과 품질이라는 기본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이런 생산체제는 웹과 만나면서 더욱 뚜렷한 차별화 요인으로 발전한다. 그는 “미국 소비자들이 안방에서 클릭 몇 번으로 원하는 제품을 주문하면 후지쯔PC를 거쳐 곧바로 시네마 공장으로 정보가 연결됩니다. 생산된 제품은 제휴 택배사인 UPS를 통해 5일 이내에 미국 어느곳에나 배달된다”고 말했다.
B2C로 신화를 창조한 델의 모델과 흡사하다. 이같은 시스템은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기업고객 등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글로벌 기업 후지쯔가 전세계 규모로 가동중인 ‘프로큐어마트’라는 B2B 시스템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웹을 활용한 비즈니스는 전통적 채널비즈니스가 안고 있는 재고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모로호시 사장은 현 시스템 하에서 대당 총 물류비는 20달러 정도지만 채널의 재고처리 비용을 감안하면 가격경쟁력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생각이다.
태블릿PC가 대체 수요는 물론 의료·보험 등에서 전혀 새로운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는 모로호시 사장은 욕심이 많다. 지금도 매월 흑자를 내고 있지만 내년에도 이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두 자릿수의 견실한 외형성장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2년간 한국후지쯔에서도 근무했고 한글을 읽을 줄도 아는 글로벌 기업인이다.
<이택기자 etyt@etm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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