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개발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김모 대리(29). 식사 후에는 배가 불러서 습관적으로 벨트를 풀어놓는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평소에도 벨트가 잘 잠기지 않더니 입사 2년 만에 벨트 구멍이 세 칸이나 뒤로 밀려나 걱정이다. 지금 김 대리의 허리둘레는 38인치.
복부비만은 김 대리만의 걱정이 아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IT인 100명 중 68%가 ‘입사 이후 배가 나왔다’고 응답했다. 특히 남성의 88%가 ‘입사 후 배가 나왔다’고 느끼고 있어 복부비만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인의 경우 똑바로 선 자세에서 갈비뼈 가장 아래쪽과 허리띠가 걸리는 골반뼈의 중간부위를 측정했을 때 남자 36인치(키 165cm 이하, 34인치), 여자 32인치(키 150cm 이하, 30인치) 이상이면 복부비만에 해당된다.
복부비만은 소비열량이 섭취량을 따라잡지 못해 복부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이다. 복부비만의 가장 큰 원인은 운동부족인데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식사 후 소화될 때까지 운동을 하는 IT종사자들은 겨우 6%밖에 되지 않았다. 32%가 ‘바로 자리로 돌아와 앉는다’, 38%는 ‘책상에 엎드려 잔다’고 대답했다. 식사 후 열량소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또 대다수 IT인은 복부비만이 생기기 쉬운 식습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에 쫓겨 피자·라면 등 인스턴트 음식으로 식사를 때우는 경우가 56%에 이르는등 응답자의 절반이 ‘채소보다는 육류를 섭취할 기회가 많다’고 대답했다. 게다가 야근할 때 ‘야식을 자주 시켜먹는다’는 응답이 44%, 이 가운데 남성은 절반 이상이 야식을 자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밤에는 복부비만을 유발하는 인체의 효소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늦은 식사나 밤참은 곧바로 복부비만을 불러오기 쉽다.
흡연도 복부비만의 원인이 된다. 많은 흡연자들은 살이 찔까봐 담배를 끊지 못하고 있다. 담배를 끊으면 후각과 미각이 살아나 식욕이 증가하고 일시적으로 체중도 불어날 수 있기 때문. 그러나 담배를 피우면 살이 찌지 않을 수는 있지만 배가 나오게 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최근 흡연자의 복부비만률이 두배 가량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는데 흡연 시 나오는 스트레스성 호르몬 코티졸이 복부비만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설문조사 결과 남자의 경우 96%가 흡연자며 절반 이상이 담배를 하루에 1∼2갑 피웠다. 복부비만을 없애고 싶다면 일단 금연부터 시작해야 한다.
복부비만이 위험한 이유는 온갖 성인병 발생의 주범이기 때문이다. 내장형 복부비만은 내장과 혈관벽에 지방이 쌓이는 것. 따라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게 돼 협심증·뇌졸중·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률이 높다. 또 당뇨병의 위험도 커진다. 기본적으로 칼로리 소비량보다 식사량이 많게 되면 간에서 포도당 생산이 증가하고 인슐린의 기능은 떨어져 혈당이 높아지게 된다. 또 인슐린 분비가 많아져 남는 열량이 중성지방의 형태로 간에 축적되기 때문에 지방간이 되기 쉽다.
복부의 살을 빼기 위해서는 식이요법이 우선돼야 한다. 특히 기름진 안주를 먹고 담배를 많이 피우게 되는 술자리는 자제해야 한다. 또 식이요법과 더불어 칼로리를 연소시킬 수 있는 달리기·배드민턴·등산 등 유산소 운동을 하면 효과적이다.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하기가 어렵다면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많이 걷고,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고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식사 후에는 자리에 바로 앉지 말고, 가벼운 산책으로 어느 정도 포만감이 없어지면 자리에 앉도록 한다.
선병원 가정의학과 김미연 과장은 “복부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선 먼저 식사량을 줄이고 끼니를 거르지 않아야 한다. 식사를 거르게 되면 과식이나 폭식을 하기 쉽고 지방세포의 저장능력이 커져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찐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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