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2002 추계 컴덱스에는 관람객들이 예전처럼 북적이지 않았다. 지난해보다 오히려 한개 홀이 줄어 센트럴홀과 노스홀만 개장된 이번 컴덱스쇼는 뚜렷한 이슈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태블릿PC와 무선PDA·휴대폰 등에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을 보였다. 컴덱스쇼 센트럴홀 전경.
전세계 정보기술(IT)업계의 눈과 귀를 모은 ‘2002 추계 컴덱스’는 예년과는 달리 한마디로 가장 썰렁한 전시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올해는 특히 지난해 9·11테러 한파 때보다 더욱 큰 감소세를 보였다.
가장 큰 원인은 매년 1월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CES(Consummer Electronic Show)로 참가업체가 대거 이전한 때문이다. 홈네트워킹시장이 성장하면서 관련제품이 주목받으며 CES가 컴덱스를 밀어내고 있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번 컴덱스는 예년과는 달리 새로운 기술과 제품의 등장을 갈망해온 업계의 기대에서 벗어나 기존 기술이나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뤘다. 그나마 새롭게 소개된 태블릿PC와 무선PDA폰·컬러폰 등이 새로운 모습으로 출품돼 간신히 체면치레를 한 것에 불과했다.
◇참가업체 절반으로=컴덱스 전시장 또한 센트럴홀과 노스홀만이 개관돼 예년의 활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참가업체들이 예년의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고는 하지만 이처럼 규모가 축소된 데 대해 관람객들도 놀라는 모습이었다.
업체별로 봐도 세계적인 규모의 IT기업들이 대거 불참했다. 소니·IBM·에릭슨·시스코·LG전자 등이 대거 불참한 채 비즈니스상담센터만 겨우 운영될 정도였다. 게다가 내년에는 삼성전자·HP 등 대기업이 참가 여부를 고민하고 있어 2003년 컴덱스 역시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관만은 활기 넘쳐=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하는 중국 기업들은 자체 독립된 부스를 마련해 대거 참여한 것이 이채로웠다. 중국관은 특히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지의 43개 중소 소프트웨어업체가 참가해 그래픽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응용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중국 기업들의 제품 자체가 특히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세계 어느 기업보다 기업 홍보에 적극적어서 전시장의 분위기를 돋웠다.
중국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인 파운더그룹의 리우 홍 사업개발 담당임원은 “중국의 소프트웨어 개발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머지않아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만은 중국의 입지가 탄탄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제품 출시 현황=통신용 단말기분야에도 새로운 제품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노키아가 정지영상 전송이 가능한 단말기를 들고 나와 삼성전자를 비롯한 경쟁사들의 관심을 모았다. 핸드헬드 PC에는 디스플레이를 분리할 수 있는 제품이 새롭게 선보였으며 PDA분야에서는 애플리케이션을 업그레이드 한 정도의 제품이 주류를 이루었다.
◇기타=이외에도 이번 전시회에는 다른 해와는 달리 많은 국가들이 부스를 마련한 것이 눈에 띄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대만·홍콩·말레이시아·방글라데시 등 동아시아 국가가 많았으며 구미계열의 프랑스와 캐나다 역시 자체 부스를 마련, 자국기업들의 참가를 도왔다.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의 PR매니저인 베스 조던은 “올해 컴덱스가 규모면에서는 줄었지만 지난해만큼 다양한 기술과 제품들이 출시됐다”며 “내년에는 IT경기가 풀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전시회가 아니더라도 많은 기업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라스베이거스=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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