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인 건강을 위협하는 버그를 잡아라](2)VDT 증후군

 서울 테헤란밸리 H스포츠마사지엔 점심시간이나 퇴근시간이면 주변 직장인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K 온라인업체의 김모씨(31)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꼭 안마를 받아야 뭉친 근육이 풀어져 피로가 덜하다. 김씨를 ‘안마 마니아’로 만든 주범은 바로 ‘VDT증후군’.

 IT종사자 2명 중 1명은 이처럼 손목·팔·어깨·목 등에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등 VDT증후군의 일종인 ‘경견완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VDT증후군은 좁은 의미론 모니터 사용에 따른 눈의 기능장애(충혈·이물감·안구건조)를 뜻하지만 넓은 의미론 장시간 컴퓨터 사용에 따른 여러 질환을 모두 포함한다.

 IT인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컴퓨터 연속 사용시간 질문에 대해 48명이 ‘1∼2시간’, 30명이 ‘2∼3시간’, 28명이 ‘3시간 이상’이라고 응답, 1시간 이상 쉬지 않고 컴퓨터 작업에 몰두한 응답자가 무려 9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에 연속 사용시간이 1시간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6%에 불과, 대다수 IT종사자들은 적절한 휴식 없이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모니터 앞에서의 장시간 노동은 IT종사자들에게 안구건조증과 경견완장애 등 VDT증후군을 불러온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40%가 컴퓨터 사용시 ‘팔목·손가락 등 관절이 저리거나 통증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고 ‘어깨·목덜미·허리가 결린다’고 호소하는 응답자는 무려 44%에 달했다.

 이는 경견완장애 때문인데 키보드나 마우스를 장시간 사용함으로써 특정 부위의 근육과 힘줄이 과하게 자극받기 때문에 생기는 질환이다.

 또 응답자 58%가 ‘눈이 쉽게 충혈되고 따끔거린다’는 증상을 호소했다. ‘눈이 피로하고 눈물이 자주 흐른다’는 증상에도 48%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외 에 ‘눈이 건조해져 콘택트렌즈 착용이 어렵다’고 응답한 사람도 42%를 차지했다. 결국 IT종사자 중 50% 정도가 모니터를 장시간 바라보면서 적절한 휴식을 취하지 않아 눈이 급속히 피로해지고 메마른다고 응답, 안구건조증 증상을 보였다. 특히 안구건조가 심할 경우 결막염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경견완장애와 안구건조증 등 VDT증후군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예방책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20∼30분에 한번씩 손목을 풀어준다고 답한 사람은 불과 11%에 머물렀다.

 온종일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보며 일하는 프로그래머 등 IT종사자들은 안구건조와 경견완장애에 노출되기 쉽다. 이외에도 소화장애·치질·두통·만성피로 등 VDT증후군이 IT인의 건강을 틈틈히 엿보고 있다. 이는 컴퓨터 작업이 건강에 상당한 위협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업무시간중 적절한 휴식과 스트레칭을 곁들여 건강의 버그를 잡아야 한다. 특히 1시간 작업 후에는 10∼15분씩 휴식을 취하거나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컴퓨터 모니터가 창을 향하지 않게 하고 자주 눈을 깜빡여 눈물샘이 마르지 않도록 한다. 가끔 눈동자를 사방으로 돌리거나 가만히 눈을 감고 쉬는 등 눈의 긴장을 풀기 위한 노력도 잊지 않는다. 한 시간에 한번씩 창 밖 또는 먼 하늘을 쳐다보거나 가끔씩 찬 물수건을 눈 위에 얹어주는 것도 요령이다.

 가천의대 길병원 재활의학과 임오경 교수는 “잘못된 자세로 키보드 작업을 오래 하면 팔목에 무리가 오고 심하면 ‘팔목터널증후군’으로 악화돼 영구적인 팔목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면서 “고개를 똑바로 들고 등과 가슴을 곧게 세우며 팔꿈치는 직각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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