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해산물·피혁제품 등과 같이 전문분야별로 세분화된 일부 산업부문에서는 공용e마켓플레이스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세계 피혁산업은 2만개의 도살업체, 8000개의 무역업체 및 대리점, 1만5000개의 무두질공장, 7만5000개의 피혁제품 생산업체 등으로 형성돼 있다. 피혁은 수육(獸肉)산업의 부산물이기 때문에 수명이 길지 않고 상하기 쉽다. 또 가격 변동이 심하다. 이 분야 관련업체들은 주로 박람회·전화·팩스 등을 통해 거래하고 있는데 이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능률적이다. 또 세계 각 국을 상대로 거래를 해야 하기 때문에 구매자와 판매자들은 다같이 언어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본사가 있는 피혁제품 거래업체 e마켓플레이스인 레더엑스체인지(LeatherXchange)는 가공되지 않은 생가죽이나 반가공된 생가죽·가죽제품·관련 기계·화학약품·신발류 등 일체의 피혁 및 관련 제품의 거래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 e마켓플레이스는 이 분야의 전세계 업체들이 각종 피혁과 관련 제품에 대한 가격흥정은 물론 구매 또는 판매를 할 수 있게 하는데 사용료는 연간 1700달러, 월 160달러다.
이 웹사이트를 통해 구매업체는 필요한 제품의 판매업체와 제품 카탈로그 등을 검색할 수 있고, 판매업체들은 자사 제품의 카탈로그·가격·판매량·주식 가격 등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 사이트는 이밖에도 최근 시장 동향·각종 지수·차트·관련 뉴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피혁 분야를 대상으로 하는 레더엑스체인지와 같은 전문분야 e마켓플레이스 외에 다른 틈새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전자상거래업체들도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또 그동안 많은 e마켓플레이스가 시장이 성숙되기 전에 너무 일찍 시장에 참여했기 때문에 파산했는지도 모른다고 볼 때 IT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체들이 내년부터는 이를 채용하고 e마켓플레이스를 많이 이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기업체들은 전용e마켓플레이스가 있다 하더라도 전략적 중요도나 우선순위가 낮은 물품의 판매나 구매를 위해 공용e마켓플레이스와 연계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다. 특히 기업소모성자재(MRO)의 일괄구매·재고 처리·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부가가치서비스 등에서는 공용전자상거래 사이트와 연계하게 될 것이다.
일례로 그레인저(Grainger)와 같은 MRO 판매업체는 다른 비생산제품 공급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 기업체들의 구매 사이트와 연결해 물품 구매에 필요한 정보와 카탈로그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다른 e마켓플레이스들은 제조업체들의 잉여제품 처분이나 그런 제품이나 물품을 싼 가격으로 구입하려고 하는 업체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일부 ASP업체들은 청구서의 통합이나 거래대금 정산, 신용거래 확인, 물류 등을 호스트하거나 아웃소싱서비스하는 반면 연결서비스업체들은 거래선의 인증기능이나 업무처리 프로토콜의 중개 같은 비전략적 계층의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분야별 대표적인 e마켓플레이스는 화학업계의 켐커넥트와 켐덱스(Chemdex), 철강부문의 e스틸(eSteel)과 메탈사이트(MetalSite), 제지부문의 페이퍼익스체인지(PaperExchange), 부품부문의 패스트파츠닷컴(FastParts.com)과 칩센터닷컴(ChipCenter.com), 그리고 플라스틱부문의 플라스틱스넷(PlasticsNet) 등을 들 수 있다.
또 MRO 일괄거래부문의 주요 e마켓플레이스에는 그레인저 외에 키코프(KeyCorp)·오더존닷컴(OrderZone.com)·파인드MRO닷컴(FindMRO.com)·토털MRO닷컴(TotalMRO.com) 등이 있고, 잉여제품 거래부문 상거래 웹사이트는 리퀴데이션닷컴(Liquidation.com)·도브비드닷컴(DoveBid.com)·애셋트레이드닷컴(AssetTrade.com) 등이 있다.
틈새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ASP업체는 네오포마(Neoforma)·버티컬넷(VerticalNet)·스펙덱스(Specdex)·로지스틱스닷컴(Logistics.com) 등이고, 연결서비스업체는 그랜드센트럴(Grand Central)·플라멩코네트웍스(Flamenco Networks) 등이다.
이와 함께 유럽에서는 산업분야별로 관련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치한 ISM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피혁부문의 레더엑스체인지 외에 가스 및 전력부문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엔포리온(Enporion), 목재 및 제지부문의 포레스트익스프레스(Forest Express), 광산·광물질 및 금속부문의 쿼드렘(Quadrem), 자동차부품부문의 이에이시글로벌(eAEC global) 및 서플라이온(SupplyOn), 엔지니어링 및 건설부문의 이시4이시(ec4ec), 공익서비스부문의 아킬레스&유틸라(Achilles and Eutilla) 등이 있다.
한편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응용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주요 소프트웨어업체는 IBM·오라클·커머스원(CommerceOne)·아리바(Ariba)·아이2(i2)·SAP 등이다.
2. 전망
전용e마켓플레이스와 공용e마켓플레이스가 서로 균형을 이루면서 발전하고 시장이 성숙해감에 따라 각 산업분야의 구매업체와 판매업체들의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전자상거래업체는 서로 정보와 상거래를 공유하기 위한 연결을 하기 시작했다. 일부 분석가는 전자상거래 프로토콜이 표준화됨에 따라 e마켓플레이스의 허브가 없어도 기업간 직접 상거래 모델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전자상거래 웹사이트는 참여업체가 제공하는 정보 내용과 거래사항만을 접속할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일부 사이트는 실험적으로 다른 e마켓플레이스와 연결해 제품 카탈로그·견적요구서(RFQ:Request For Quote)·입찰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또 다른 업체들은 다른 사이트와의 거래도 교환하고 있다. 이들은 구매업체가 어느 사이트를 통해 물품을 주문할 경우 이를 다른 사이트를 통해 인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러 e마켓플레이스가 서로 연결되면 사용자은 매우 편리해진다. 가령 한 구매자가 전용e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원하는 제품을 찾지 못할 경우 다른 전용 또는 공용e마켓플레이스에서 이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판매업체들은 더 넓은 판매망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이런 방식은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e마켓플레이스 사이의 연계에 더 유용할 것이다.
이런 체제의 전자상거래를 추진하는 대표적인 기관은 글로벌트레이딩웹어소시에이션(GTWA:Global Trading Web Association)이라 할 수 있다. 이 기관은 당초 커머스원이 설립했으나 현재는 중립성을 지키는 비영리 독립기관이다. GTWA가 추구하는 목표는 개방적이고 안전하며 효율적인 범세계적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전자상거래를 위한 호환적인 B2B 포털의 세계적 네트워크를 설치해 전통적인 상거래를 대체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체제를 구축하는 데 있다. 이와 함께 각국의 구매업체와 판매업체들에 세계 어디에서나 적용할 수 있는 상거래 표준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B2B 전자상거래는 여러 기업체와 판매업체들을 연결해주는 허브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런 허브의 주요 역할은 구매업체와 판매업체들이 서로 상거래를 하는 데 필요한 공통언어와 양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기업체들이 XML을 바탕으로 하는 공통적인 상거래 용어를 개발함으로써 중개업체를 거치지 않고 기업체들이 서로 직접 거래해 e마켓플레이스의 역할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기업체들은 직접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연결해 기업 사이의 거래를 자동적으로 지원하고 조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거래가 실현되려면 몇 가지 장애요소가 제거돼야 한다. 우선 기업간 직접 상거래 시스템은 e마켓플레이스의 주요 기능인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일괄 데이터와 경매입찰 기능을 제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음의 문제는 모든 기업체이 사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상거래 표준을 개발하고 채용하는 데 여러 해가 걸릴 것이라는 점이다. 가령 로제타넷(RosettaNet)은 지난 98년에 전자 및 컴퓨터 분야 상거래를 위한 표준을 개발·발표했지만 지금까지 그리 많이 채용되지 않고 있다. 또 이 표준기술은 P2P 거래에 적합하지 않다. 진정한 의미의 보편적 표준 프로토콜이 되려면 파트너 관계 수립을 위한 요청을 포함하는 가격표·카탈로그 데이터·사업 전망 데이터·공급일정·청구서 데이터 등을 요청하는 몇 십 건의 업무처리과정이 명시해야 한다.
또 일부 새로운 네트워크 에이전트를 사용해 다른 기업과 거래하거나 다른 기업의 에이전트와 교신해 공동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있으나 가까운 장래에 이런 기능을 갖는 에이전트가 개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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