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선진국 진입을 위해 미국에 설립하기로 한 코리아 바이오파크 조성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자원부는 전국경제인연합회 등과 공동으로 미국 샌디에이고에 코리아 바이오파크를 조성키로 하고 내년도 예산 100억원을 신청했으나 기획예산처와의 심의 과정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정보통신부에서 설립한 아이파크 등 타 부처에서 추진한 해외거점들이 제 구실을 못하면서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이런 분위기 때문에 기획예산처가 해외거점 설립 등과 관련된 예산집행에 대해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로부터 10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자체 출연금 100억원 등 총 200억원으로 사업을 추진하려 했던 전경련의 생명과학산업위원회, 한국바이오벤처협회 등도 코리아 바이오파크 조성계획을 백지화하거나 미국 내 다른 지역을 물색하는 등 독자행보에 나서고 있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코리아 바이오파크 조성계획은 사실상 백지화된 셈”이라면서 “대기업들도 정부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해외거점을 구축하는 데 난색을 표명해 차선책으로 대기업과 바이오벤처기업이 협동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바이오벤처협회는 올 초 미국 샌디에이고에 시찰단을 파견하고 건물부지와 연구시설을 물색해 왔으나 정부지원이 어렵게 됨에 따라 미국 버지니아주 등에 북미거점을 독자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협회가 주목하고 있는 지역은 메릴랜드와 미주리·버지니아 등으로 현지 주정부에서 각종 혜택을 제시하고 있어 이들 지역을 대상으로 거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완주 바이오벤처협회장은 “버지니아 주정부가 한국 바이오벤처기업의 연구활동을 도울 건물은 물론 각종 규제완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버지니아주에 바이오벤처기업의 연구와 마케팅을 도울 수 있는 북미거점을 조성할 방침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리아 바이오파크 조성계획은 2001년 말 산자부와 전경련·바이오벤처협회가 2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조성키로 한 바이오 육성 프로젝트로, 올 초 바이오벤처협회는 샌디에이고에 건물부지 물색을 마치고 계약서명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산자부는 예산집행이 어렵게 되자 민간 차원에서 추진하는 방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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