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함께하는 IT인 2인방

 ‘음악과 IT의 조우.’

 최첨단을 달리는 IT업계에 음악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실력으로 아름다운 선율을 발산하는 두 젊은이가 있다. 김태관 엠비즈코리아 음향PD(32)와 지경민 벤처피알 대리(28)가 주인공.

 법학을 전공하고 IT업계에 투신한 김 PD가 전공과 관계없이 어릴 적 꿈을 이룬 마니아라면 지 대리는 대학에서 기악을 전공한 정통파다.

 김 PD는 음악에 대한 애정을 직업에 접목시킨 경우다. 어린시절부터 음악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그는 중학교 때 처음 컴퓨터를 구입하고 한 일이 남들 다하는 게임이 아니라 미디를 이용해 이것 저것 멜로디를 만드는 일이었다. 밴드 활동보다는 혼자서 이런 저런 소리를 만드는 것이 취미였던 그는 대학시절엔 부모님 덕분에(?) 법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대학시절에도 학교 도서관이나 고시원에서 고시공부에 몰두하지는 않았다. 여기 저기 음악작업을 할 만한 아르바이트를 찾아다녔기 때문이다.

 김 PD는 “인터넷으로 음악작업할 사람을 찾는다는 구인광고를 보면 무조건 쫓아갔습니다. 라디오 시그널 제작이나 광고용 미디음악 작업을 많이 했죠”라며 옛시절을 회상했다. 졸업 후 기업에 취직해 평범한 회사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소리에 대한 미련을 떨치지는 못했다. 결국 모 방송사 아카데미에서 음향과정을 수료하고 본격적으로 음악에 투신했다. 처음에는 음악 녹음실에서 음향관련 일을 했다. 김 PD는 평생 이곳에서 일할 줄 알았다고 한다.

 IT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2000년. 녹음실 일은 워낙 시장이 한정돼 있는데다 인터넷은 음악과 연결가능성이 많아 인터넷업체로 전직하게 됐다. 벨소리업체에서 콘텐츠 관리 제작 일을 했다. 개인적으로도 인터넷방송국을 운영하며 좋아하는 곡들을 사람들에게 들려줬다. 김 PD는 더 큰 가능성을 찾아 지난 5월 엠비즈코리아로 직장을 옮겼다. 지금은 모바일드라마 등을 위해 녹음된 소리를 모바일 환경에 맞게 수정하고 편집하는 일을 하고 있다.

 “모바일 환경은 아직 제약이 많아요. 인트로 부분에 음악을 많이 사용하고 싶은데 그러면 사용자들이 금방 끊어버리기 때문에 인트로를 최대한 짧게 하는 게 저만의 노하우입니다.” 단순한 엔지니어가 아닌 사운드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김태관 PD는 요즘 휴대폰 환경이 점점 좋아지면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

 반면 연세대 기악과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지경민 벤처피알 대리는 홍보 에이전시업계는 물론 IT업계를 통틀어도 보기 드문 정통파 예술인(?)이다. 6살 때 피아노를 처음 만난 이후 중·고교 모두 예술학교를 졸업, 항상 피아노 전공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그녀는 대학 2학년 때 친구들과 실내악 연주회를 열어 기획부터 장소 대관, 인쇄물 제작, 홍보까지 모든 것을 주관했다. 이때 비로소 피아노 연주보다 기획이나 홍보가 더 재미있다고 느낀 새로운 자아를 발견했다고 한다.

 지 대리는 대학 졸업 후 은사를 졸라 서울예술기획에 입사, 3개월 동안 신나게 뛰어다녔다. 하지만 곧 한계에 부닥쳤다. “공연을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게 홍보였습니다. 홍보 분야에 대한 지식이 모자라다는 것을 깨닫고 체계적으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에 서강대 언론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이후 공연 및 음반기획사를 거쳐 문화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로 영역을 넓히기 위해 벤처피알의 문을 두드렸다. 그에게 홍보 분야는 그리 생소하지 않았지만 공연이나 음반을 홍보하는 것과 IT기업의 홍보는 내용이나 방식 모두 많이 달랐다. 그는 “공연·음반 홍보는 감성에 호소하는 것이라면 기업 홍보는 철저히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게 가장 큰 차이”라고 분석했다.

벤처피알에 입사해 처음 3개월 동안 선배한테 야단 맞는 꿈, 심지어 ‘짤리는’ 꿈도 꿨단다.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쓰기 위해 하루 종일 웹 서핑을 하느라 눈병이 나기도 하고 며칠 걸려 만든 보도자료 초안이 빨간펜으로 도배된 것을 보고 눈물이 핑 돌았던 적도 많다. 친구와 친지 결혼식 때 웨딩마치 연주하고 기분날 때 혼자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는 그녀는 돈을 많이 벌어 뛰어난 재능을 보유했지만 형편이 어려운 아티스트를 후원하고 싶다는 야무진 꿈을 키우고 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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