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시어터]룸씨어터 시장도 달궈진다

 대학생 K씨(22)는 요즘 영화관이나 비디오방을 좀체 가지 않는다. 그 대신 자신의 방에 설치된 홈시어터 PC를 이용해 DVD를 감상한다. DVD롬드라이브 7만원, 5.1채널 스피커 30만원 등 총 37만원을 더 들여 구축한 홈시어터 PC는 비록 거실에 놓인 홈시어터보다는 화면크기에서는 부족하지만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 뛰어난 화질로 그를 DVD에 푹빠지게 했다. 최근에는 인터넷에서 주로 유포되는 DVD영화 파일인 Divx를 다운해 최신 영화를 비디오보다도 더 빨리 감상하기도 한다.

 PC로 즐기는 홈시어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최근 젊은이들의 생활취향이 자신만의 공간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자신의 방에 PC 한대로 모든 멀티미디어 기능을 즐기는 이른바 룸시어터(room theater)족이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PC업체들도 이러한 젊은층을 겨냥해 룸시어터 PC를 대거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 출시되고 있는 룸시어터 PC는 기존 일반 데스크톱 PC와는 모양새부터가 다르다. 기존 타워형과 달리 전면에 배치된 ODD와 USB, IEEE1394 등의 각종 포트를 슬라이딩 도어 속으로 탑재해 PC전면부를 보다 깔끔하게 디자인했으며 외관도 알루미늄 케이스로 바꿔 인테리어로도 손색이 없도록 했다.

 삼보컴퓨터가 출시한 룸시어터 전용 PC인 드림시스 AF/AW/AH시리즈의 경우 폭이 10㎝ 이하로 설치공간을 대폭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의 매직스테이션 Q10/MF20/MZ 20 등도 폭이 144∼100㎜로 예전 20㎝에 비해 대폭 줄어들었다. MF20이나 MZ20은 아예 오디오 랙에 설치할 수 있도록 사이즈를 오디오 크기에 맞췄다.

 17인치 이상의 모니터를 통해 보다 깨끗한 화질을 즐길 수 있도록 모니터에 디지털 신호를 직접 출력하는 디지털비디오인터페이스(DVI)도 기본으로 제공된다. 특히 최근에는 PC에서 TV까지 볼 수 있도록 TV수신카드를 갖춘 엔터테인먼트 PC도 출시되는 추세다. PC 한대로 TV는 물론 DVD, 그리고 CD와 MP3 등 각종 오디오를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열린 셈이다.

 이러한 PC의 멀티미디어 추세는 데스크톱 PC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비교적 멀티미디어 기능이 떨어졌던 노트북PC도 최근 커다란 성능향상과 함께 데스크톱 못지않은 멀티미디어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별도의 스피커만 갖추면 노트북으로 충분히 홈시어터 기능을 즐길 수 있으며 DVD플레이어가 없는 가정이라면 이를 DVD플레이어로도 활용할 수 있다.

 세계 PC시장규모가 15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드는 등 최악의 한해로 기록된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는 PC의 새로운 미래상으로 ‘홈미디어센터’라는 컨셉트를 발표했다. PC가 단순 게임, 인터넷 서핑에서 더 나아가 TV와 같은 가전 기능은 물론 홈네트워킹을 구현하는 허브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자는 개념에서 출발한 홈미디어센터는 12월초 정식 시장 데뷔를 앞두고 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PC의 활로를 PC·TV·오디오· DVD 등을 결합한 만능 엔터테인먼트 기기에서 찾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룸시어터 PC는 홈시어터의 새로운 대세로 중요성을 더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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