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 이후 관세청과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간 계약에 의해 10년간 지속돼온 통관 EDI접속권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간 비싼 전송료, 폐쇄적인 접속환경으로 관세사 등 주 고객층의 불만을 사온 VAN EDI 체제의 이 단일 접속망이 오는 11일 장기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새로운 사업자 선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통관망 접속권의 향배는 지난해부터 수출입 유관기관들의 최대 관심사항이었다. 통관망 접속권은 계약 만료기한을 1년 앞둔 시점에서 기존 접속권자와 관세청간의 계약연장 여부를 사전에 검토해야 한다는 관세법 조항에 따라 그동안 양자간의 밀도 있는 연장 논의가 진행돼 왔다. 이 과정에서 무역 유관기관 및 통관 관련 서비스업체들은 실질적인 독점의 폐해를 누차 지적하고 사용자 편의에 입각한 신서비스 환경을 강조했다. 최대 고객인 관세사들은 전송료의 대폭적인 인하를 포함해 신규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약내용과 사용자들에 대한 서비스 방침을 알려줄 것을 요구했다. 전체 관세법인의 96% 이상이 통관망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요구는 당연하다.
그러나 관세사들의 소박한 바람은 사업자가 결정된 지금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관세법인들은 관세청이 발표한 신개념 통관서비스의 본질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다만 지금까지 해온 방식의 VAN 서비스가 유지될 것이라는 추측만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주 사실상 공식화된 KTNET과의 계약연장은 사용자들의 의견을 무시한 양자간의 단합이라는 불만을 갖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비록 관세청은 독점의 폐해를 막기 위해 향후 3년간 한시적인 접속계약을 체결하고 서브 VAN 등을 적극 장려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서브 VAN의 기능 및 역할마저 불분명하다는 것이 관세사들의 주장이다.
관세청은 ‘KTNET과의 3년 계약은 기존 계약의 연장이 아니라 심사를 거친 신규선정’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지금이라도 주 고객들을 참여시킨 친사용자 환경의 서비스를 검토해야 할 때다. 그래야만 무역업체-관세사-세관-국가경쟁력 제고로 이어지는 통관자동화망의 본질도 살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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