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와 주 당국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독점적 지위를 와해시키기 위해 4년전 반독점 소송이라는 ‘브레이크’를 걸었다. 무려 4년 동안 진행된 이 소송은 최근 미 사법부가 MS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사실상 MS 승리’로 일단락지어졌다.
그렇다면 MS의 시장지배력은 과연 줄어들었을까. 사법당국의 판결과는 달리 MS는 오히려 더 강력해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음은 휴대폰·게임·TV·기업용 소프트웨어 등과 같은 MS의 새로운 시장진출과 오피스 등 기존 제품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힘입어 반독점 소송 제기때보다 ‘더욱 비대해진 공룡 MS’의 11개 분야 전선 상황을 분석한 것이다.
◇운용체계(OS)=리눅스가 성과를 내고 있지만 윈도95에서 윈도XP에 이르기까지 MS의 OS시장 지배력은 여전하다. IDC에 따르면 작년 리눅스 매출은 80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윈도 매출은 100억달러에 달했다.
◇비즈니스 소프트웨어=작년과 올 7월에 각각 그레이트플레인스와 내비전을 인수하면서 새롭게 뛰어든 분야. 이로써 MS는 SAP, 시벨시스템스, 피플소프트, 오라클 등과도 경쟁하게 됐다.
◇데이터베이스관리=경쟁업체보다 늦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MS는 오라클과 IBM을 점차 따라잡고 있다. 88억달러 규모의 이 시장에 MS는 지난 88년 사이베이스의 데이터베이스를 라이선스받아 판매하면서 진출했다. 작년 MS의 시장점유율은 16%로 사이베이스를 제치고 IBM·오라클에 이어 3위로 뛰어올랐다. 특히 25억달러 규모(2001년 기준)의 윈도 기반 데이터베이스 시장에서는 ‘SQL서버2000’으로 1위(39.9%)를 차지하고 있다. 오라클과 IBM은 각각 34%와 20.7%를 차지하고 있다.
◇비디오게임=다른 분야에 비해 비교적 취약한 상태. ‘X박스’를 내놓으며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 추격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올 여름에 X박스 판매량은 400만대에 불과했지만 플레이스테이션2는 이보다 7배 이상 많은 3000만대였다. 일부에서는 “X박스만 같았더라면 MS에 대한 독점 시비가 없었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PDA(핸드헬드)=경쟁 제품인 팜 OS에 대항해 점차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현재 팜 OS는 전체 PDA시장에서 50% 정도이고 MS의 ‘포켓PC’와 ‘윈도CE’ 운용체계를 내장한 제품은 28% 정도다. 하지만 99년 상반기만 해도 팜 OS의 점유율은 83.5%, 그리고 MS 제품은 9.7%에 불과했다.
◇텔레비전=97년 웹TV를 인수하면서부터 TV시장을 ‘정조준’했다. 이후 MS는 웹TV에 웹서핑, 0DSL 접속, 온라인 기능 등을 부가하면서 사업을 강화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데는 실패해 결국 작년에 사업명을 ‘MSNTV’로 개명하고 전담사업부도 서비스그룹 산하에 두었다. MS는 위성TV 사용자를 위해 ‘얼티메이트TV’라는 서비스도 개발, 제공했지만 제한된 성공에 그쳐, 결국 이도 MSN부문 산하로 편입됐다. 이제 MS는 ‘윈도XP미디어센터에디션’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최근 내놓으며 ‘TV 같은 PC’를 제공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브라우저=시장조사기관 원스탯에 따르면 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 사용자가 전체 브라우저 중 94.9%로 압도적 우위를 달하고 있다.
◇온라인서비스=독점 소송 이후 사업강화에 나서고 있는 대표적 사업아이템이다. 하지만 대대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아직 MS의 웹포털 ‘MSN’은 AOL의 뒤를 쫓고 있는 형편이다. AOL의 가입자는 3500만명인 데 반해 MSN은 870만명에 그치고 있다.
◇인스턴트메시징=99년 여름 ‘MSN메신저’를 선보이면서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2001년 10월 미국에서의 가입자가 2200만명이였지만 9개월 후인 2002년 7월에는 이보다 700만명 많은 2900만명으로 껑충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AOL은 2800만명에서 3300만명으로 500만명 느는 데 그쳤다.
◇휴대폰=노키아, 에릭슨, 모토로라 등에 대항해 최근 휴대폰용 소프트웨어를 발표했다. 심비안의 OS를 내장한 노키아의 휴대폰은 전세계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MS 소프트웨어를 내장한 소위 ‘스마트폰’은 아직 유럽에서만 데뷔했다.
◇사무용 소프트웨어=독점 소송을 시작한 5년 전만 해도 이 분야 MS의 시장점유율은 85∼90%였다. 현재 오피스의 시장점유율은 가트너에 따르면 90%에 달하고 있다. MS는 ‘오피스11’이라는 차세대 버전을 내놓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모토로라 중저가폰 또 나온다…올해만 4종 출시
-
2
단독개인사업자 'CEO보험' 가입 못한다…생보사, 줄줄이 판매중지
-
3
LG엔솔, 차세대 원통형 연구 '46셀 개발팀'으로 명명
-
4
역대급 흡입력 가진 블랙홀 발견됐다... “이론한계보다 40배 빨라”
-
5
LG유플러스, 홍범식 CEO 선임
-
6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7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
8
페루 700년 전 어린이 76명 매장… “밭 비옥하게 하려고”
-
9
127큐비트 IBM 양자컴퓨터, 연세대서 국내 첫 가동
-
10
'슈퍼컴퓨터 톱500' 한국 보유수 기준 8위, 성능 10위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