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중공업·제약·건설·제지 등 그동안 낙제점을 받아왔던 전통기업이 내년부터 e비즈니스 투자를 확대하는 등 우리 기업의 IT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이다. 요동치는 유가와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경기불황에 대비,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구매와 공급절차가 복잡한 오프라인 기업의 경우 e비즈니스가 기업의 사활을 가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e비즈니스에 대한 투자확대를 통해 기업체질 강화에 나선 것은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 굴뚝기업의 비효율적인 프로세스 개선이 e비즈니스에 달려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잘 알다시피 e비즈니스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개선하느냐에 따라 기업 및 국가경쟁력이 좌우된다. 세계 각국이 e비즈니스를 정책의 중심에 놓고 지원체제를 강화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그룹은 올해 IT시장 규모 3조3000억달러 가운데 50% 이상이 기업의 e비즈니스에 투자될 것이라고 전망할 정도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섬유·중공업·제약·건설·제지 등 전통기업들이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고객관계관리(CRM) 구축에 나서는 등 e비즈니스 투자확대에 나선 것은 뒤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환영할 만한 일이다.
올해부터 운용하기 시작한 ERP를 협력사나 해외법인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섬유업계, 영업자동화시스템 및 백업솔루션은 물론 시스템통합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라는 제약업계, 내년을 e비즈니스 인프라 조성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대대적인 프로세스혁신(PI) 프로젝트 추진에 나선 조선 및 중공업 분야, B2B시범사업 참여를 검토하는 등 IT투자에 적극적인 제지업계에 거는 기대도 크다.
또 ERP 도입과 EIP 구축 등 내부업무 프로세스 혁신에 초점을 맞췄던 올해와는 달리 협업시스템 구축과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건설 CALS/EC에 대비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건설업계의 e비즈니스 추진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굴뚝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제고되는 것은 물론 그동안 문제시됐던 기업의 투명성도 입증할 수 있게 된다. 정보기술 구조를 근간으로 기업 전체의 최적화를 추구하면서 기업내 모든 업무기능을 통합하는 정보시스템인 ERP가 기업의 투명성을 입증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굴뚝산업의 e비즈니스 투자확대를 환영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e비즈니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공급망관리(SCM) 및 고객관계관리(CRM) 등 정보화 설비에 대한 세제지원이 더 확대되어야 하고, e비즈니스 표준화 문제도 시일을 두고 해결해야 할 과제다.
또 e비즈니스를 받아들이는 사용자의 업무자세도 문제다. 대다수 기업이 업무자동화시스템을 도입한 이후에도 기존의 업무관행을 유지하는 등 달라진 변화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있다. 이용자가 제대로 사용할 때 최대의 기능과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e비즈니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려되는 상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21세기의 화두는 e비즈니스다. 따라서 표준화 추진체계 정립 및 로드맵 수립은 물론 ERP·CRM·SCM 등 e비즈니스 인프라 조성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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