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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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잇따른 국내외 악재로 급락했다.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급락, D램 현물가격 하락 반전, 사상 최대 작전세력 적발 등 하루동안 주식시장에는 악재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30일 종합주가지수는 이틀째 하락하며 전일대비 15.15포인트(2.25%) 떨어진 658.03, 코스닥지수는 0.92포인트(1.87%) 하락한 48.28로 마감됐다.

 이날 주식시장의 하락세를 주도한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들은 장초반부터 대거 차익실현에 나서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080억원, 4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급락으로 인한 미 증시의 상승탄력 둔화와 국내 증시 매수의 가장 큰 이유였던 D램 현물가격 급등세가 꺾였다는 소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일 발표된 미국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79.4로 지난 93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예상치 90을 크게 밑돈 것으로 지난 9월의 93.7에 비해서도 큰 폭 하락한 수치다. 이 때문에 미국 경제의 회복 강도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졌으나 미국 10월 실업률 등 향후 발표될 경기관련 지표들과 다음달 6일 FOMC회의에서 추가 금리인하를 발표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상충되며 미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연중 최고치까지 치솟았던 DDR D램 현물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소식도 외국인들의 매도 심리를 부추겼다. DDR D램 가격이 하락반전하자 삼성전자에 대해 지난 11일 이후 29일까지 전체 거래소 순매수 금액(9130억원)의 87%에 달하는 7946억원어치를 사들였던 외국인들은 이날 857억원의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결국 삼성전자가 4.25% 하락한 33만8000원으로 마감되고 관련 반도체장비·재료주도 약세를 보이는 등 반도체주들은 ‘상승장의 선봉장’에서 ‘하락장의 주도주’로 돌변했다. 반면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들은 KT, SK텔레콤에 대해 각각 100억원, 7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다른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에 대해 매수 우위를 기록, 외국인 매매가 D램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단기적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높아졌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인 1조3000억원대의 ‘주가조작’ 사건이 터져 투자 심리가 급랭했다. 다만 그동안 폭락장에서 주가조작 등 도덕적 문제들이 충분히 반영돼 이날 코스닥시장을 폭락으로 몰고 가지는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틀간의 하락세가 추세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들어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한 데 따른 기술적 하락이 예견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필호 신흥증권 연구원은 “이달들어 주식시장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데 따른 자연스런 조정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외국인들이 이날 매도세를 보이긴 했지만 이달들어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계단식 기술적 반등 기조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미국 경기지표에 ‘일희일비’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실적 발표 이후 미 증시의 관심이 경기지표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인하 여부는 시장의 방향성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이를 확인해 가면서 매매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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