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상품, 제조 원산지 표기 문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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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원산지 표기 문제가 TV홈쇼핑 업체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30일 방송위원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쇼핑에서 방영되는 상품의 원산지가 제대로 표기되지 않아 소비자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따라 방송위는 앞으로 식품뿐 아니라 가전제품·의류 등 모든 상품의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는 업체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제재할 방침이어서 원산지 표기 문제가 당분간 홈쇼핑업체의 핫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방송법 51조에 따르면 상품 방송의 경우 품목을 망라하고 제조자와 원산지 등을 반드시 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자체 조사 결과 대부분의 홈쇼핑업체가 원산지를 제대로 표기하지 않아 지난 8월 경고를 준 데 이어 이번에 LG홈쇼핑·CJ홈쇼핑·현대홈쇼핑·농수산쇼핑 등 4개 업체에 ‘사과 방송’ 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상품 방송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주의나 경고에 그치는 데 반해 사과 방송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것은 그 만큼 문제가 심각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방송위원회는 “백화점이나 할인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원산지를 확인할 방법이 많지만 홈쇼핑은 일방적인 사업자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잘못된 정보로 상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강력하게 단속할 뜻을 비췄다.

 실제로 방송위는 이번 조사에서 CJ홈쇼핑 3건, LG홈쇼핑 3건, 우리홈쇼핑 3건, 현대홈쇼핑 1건, 농수산쇼핑 1건 등을 각각 적발해 냈다. CJ홈쇼핑은 속옷 등 의류와 겨울의류 상품인 무스탕의 제조원을, 미용기구의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LG홈쇼핑도 침구류와 장식용품·화장품의 제조원이나 원산지를 밝히지 않았다.

 특히 현대홈쇼핑은 지난주 영국 켄우드의 명품 제품이라며 ‘튀김 조리기’를 방영하면서 중국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이라는 점을 밝히지 않아 제조 원산지를 고의로 표기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농수산쇼핑 역시 운동기구의 제조원을 아예 방송하지 않아 단속 대상에 올라 사과 방송 명령을 받았다.

 이 밖에 우리홈쇼핑도 제조 원산지 표기와 관련, 3건이 적발됐지만 위반 수위가 낮아 경고에 그쳤다. 이들 업체는 지난 8월 단속 때에도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아 주의나 경고를 받은 바 있다.

 방송위 심의2과 측은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명품 의류 브랜드, 수입 가전 제품, 운동·미용기구의 경우 특히 원산지를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소비자는 중국이나 대만산임에도 불구하고 브랜드를 믿고 사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조사를 계기로 앞으로 표기 방법에 대한 기준을 만들고 제재 수위를 더욱 높여 강력하게 단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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