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 5기의 홍수환을 기억하십니까? 그때 그날의 감동을 저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러나 옛날 어릴적 권투를 보고 있으면 커서 싸움꾼이 된다고 어른들이 보지 못하게 하셨던 일이 기억납니다. 하지만 권투는 감동을 줄 수 있는 스포츠지요.”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이 23일 오후 게임관련 기자들에게 보낸 장문의 e메일을 통해 자사의 온라인게임인 ‘리니지’에 대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18세이용가 판정’에 대해 ‘홍수환과 휴대전화론’을 들어 전면 반박하고 나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권투를 비롯해 당구나 만화처럼 어른들이 잘 모르는 부문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으로 청소년들의 접근을 막으려 했던 과거가 있는 것과는 달리 휴대전화의 경우 이용료 부담이 커 청소년문제를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음에도 어른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부분이라 처음부터 청소년들의 사용을 금지시키기 보다는 다른 슬기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김 사장은 이를 “대게 사람들은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고 이러한 두려움이 잘못된 판단을 부른다”고 설명하며 △PK에 대한 오해 △폭력성 논란 △등급분류 형평성 등의 사안을 조목조목 집어 영등위의 ‘리니지’ 18세이용가 판정의 불합리성을 따졌다.
김 사장은 또 영등위가 “PK(Player Killing)에 의한 아이템 획득 및 손실 가능성을 이유로 18세이용가 판정을 내린 것은 PK에 대한 지나친 오해와 게임속의 폭력방지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지나친 조치”라며 “PK는 여느 스포츠가 경쟁에 기반하듯 게임에 경쟁적 요소로서 도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단지 PK에 의한 아이템 획득 및 손실 가능한 시스템이 존재하다는 이유로 18세이용가 결정을 내린 부분에 대해서도 “온라인 게임에 관한 철저한 분석과 논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나온 실수”라고 지적하고, 리니지가 폭력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리니지의 전투장면을 일반적인 영화나 TV와 비교하면 차라리 귀엽다는 쪽이 더 맞다”며 전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에서 13세등급을 받은 리니지가 한국에서는 18세이용가를 받은 반면 미국에서 17세등급을 받은 PC게임이 한국에서는 청소년 이용가 판정을 받았다”며 “이는 등급분류의 형평성이 결여된 단적인 사례”라고 꼬집은 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와 영등위가 각각 다른 심의 결과를 내 기업활동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사장은 영등위 판정 이후 엔씨소프트 행보와 관련해 “선량한 유저 보호를 위한 시스템 개발과 각종 문화캠페인을 통한 건전한 게임문화 확산에 나설 것”이라고만 밝혀 이번 판정 이후 구체적인 액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영등위 판정에 반발해 법적대응을 하거나 게임 수정을 통해 재심의를 받는 등 다양한 대응방안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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