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호스팅업계가 나아갈 길

 ◆김경호 호스텍글로벌 COO ghkim@inempire.com

 IT경기의 침체로 대부분의 벤처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인터넷데이터센터(IDC)·서버호스팅·웹호스팅 등을 포함하는 호스팅업계는 더욱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이는 호스팅업체 대부분이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실패하면서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보다는 저가 출혈경쟁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웹호스팅 시장만 보더라도 2000여개의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월 수백원대의 초저가 서비스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호스팅업계가 이처럼 저가 출혈경쟁에 매몰된 원인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업종 특성상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이다. 서버와 전용선에 네트워크 관리기술만 확보되면 손쉽게 뛰어들 수 있는 산업이다. 실제 운용 면에서는 기술적인 노하우가 상당히 필요할 뿐 아니라 절실한데도 시작은 쉬워보인다. 이는 고객들이 서비스의 차이를 비교할 필요를 못 느낄 정도로 가격 위주의 시장이 형성된 탓이기도 하다.

 호스팅업체 중에는 서비스에 반드시 필요한 시설과 전문인력도 전혀 갖추지 않고 개인사업 형태로 운영하는 사업자가 부지기수다. 여기에 최근 IDC·종합포털까지 부가서비스의 하나로 웹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둘째, 시장을 지나치게 낙관해 설비가 과잉투자됐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IDC간에 뺏고 뺏기는 고객쟁탈전이 벌어지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IT업계의 장기침체로 신규고객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시장 성숙기가 업체들의 예상보다 빨리 왔다는 사실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안팎의 상황이 좋지만은 않은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은 역으로 시장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2년 전에 비해 서버와 전용선 등 인프라 비용이 대폭 낮아져 업체들의 원가부담은 줄어든 상태다. 원가부담이 줄어들었다면 가격을 무조건 낮출 것이 아니라 같은 가격을 유지하되 서비스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객 특성에 알맞은 특화된 서비스를 선보임으로써 저렴한 가격의 경쟁업체로 이탈하려는 고객들을 확실하게 견인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웹호스팅 업계의 선발주자들이 EC호스팅·게임호스팅·스트리밍호스팅·CRM호스팅 등 특화된 호스팅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은 바로 이런 노력의 예라고 볼 수 있다.

 이밖에도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한 업체간 통폐합 작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특히 동종업체간의 제휴나 흡수합병 외에도 장기적인 전망에서 ASP 서비스를 위해 소프트웨어 업체와의 제휴도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자체 솔루션 개발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이미 기술력이 최고조에 이른 전문업체와 손을 맞잡음으로써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인프라를 이미 맛본 한국의 고객들은 이제 서비스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원한다. 서버가 다운되지 않고 네트워크가 끊김없이 잘 돌아가는 것만으로 만족할 고객은 없다. 자신이 필요로 하는 모든 서비스, 즉 애플리케이션까지 지원되는 완벽한 인프라를 원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호스팅업계는 기존 고객뿐 아니라 대다수 오프라인기업의 인터넷 인프라화에 더욱 매진해야 할 것이다. 현재 오프라인기업들의 인터넷 인프라화는 10%에도 못 미친다. 현재의 e비즈니스 사업자뿐 아니라 잠재고객을 발굴하는 것이 시장확대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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