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그린 창작 뮤지컬 ‘몽유도원도’가 오는 11월 15일부터 12월 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을 보인다.
브로드웨이 수입 뮤지컬이 득세하고 있는 공연계에서 ‘몽유도원도’는 모처럼 우리네 정서가 담겨져 있기에 우선 반가움이 앞선다. 특히 ‘몽유도원도’는 ‘명성황후’처럼 세계 진출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작품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더구나 최근 브로드웨이 시장에서는 소재 고갈로 동양적인 소재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니 외국에도 이름을 떨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뮤지컬 ‘몽유도원도’는 최인호의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한 것으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마치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삼국사기에 실린 도미부인 설화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현한 것으로 사랑, 욕망, 질투와 같은 인간 원형의 정서가 그대로 담겨 있다.
서양에서는 ‘보여지는 해피엔딩’에 머물지만 우리는 한 차원 넘어서 더 멀리 내다볼 수 있는 것이 특징. 궁극적으로 이 작품은 진정한 아름다움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속마음임을 전한다. 국적과 시대를 초월한 동양적 사고가 투영된 ‘원형(原型)의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다.
‘몽유도원도’는 아름답고 신비한 이미지에 걸맞게 시각적인 효과도 극대화될 전망이다. 철저한 고증을 거쳐 재현되는 강상제(江上祭) 장면이나 도미의 혼을 위로하는 진혼굿 장면의 무대세트는 특히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려 디자인됐다.
특히 ‘몽유도원도’는 연출가 윤호진을 비롯해 김희갑·양인자·피터 케이·박동우·서병구 등 그간 국내외 공연을 통해 글로벌 노하우를 축적한 한국 최고 스태프의 숨소리를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뮤지컬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연출가 윤호진은 ‘명‘성황후’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한국 뮤지컬의 방향을 지속적으로 이끌어온 인물. ‘몽유도원도’에서는 한층 원숙해진 윤호진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동양적인 러브스토리 뮤지컬’이라고 ‘몽유도원도’를 소개하는 윤 감독은 “꿈 속 같은 환상의 무대와 간결한 색의 미학으로 21세기 동양미가 듬뿍 담긴 우리만의 뮤지컬 작품을 만들겠다”고 말해 기대감을 모은다.
‘몽유도원도’에는 국내 최고의 실력파 배우도 총출동한다. 꿈 속의 여인을 향한 편집증적인 집착과 욕망의 화신 여경역은 현역 뮤지컬 배우 가운데 최고의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김성기가 캐스팅됐으며, 비련의 여주인공 아랑역에는 최근에 막을 내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서 크리스틴역을 맡은 이혜경과 농익은 연기와 음악성을 지닌 관록의 배우 김선경이 열연한다.
이들 주역배우 외에도 지난 7, 8월 세 차례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발굴된 신예 뮤지컬 배우들이 관객과의 신선한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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