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띠는 꿈의 신소재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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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철보다 강한 휴대폰, 휴대폰보다 가벼운 캠코더가 등장할 수 있을까. 영화속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지만 이는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보다 강하고, 보다 가볍고, 보다 특성이 우수한 신소재를 찾기 위한 노력의 결과로 꿈만 같은 신소재들이 하나둘씩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최근 국내서도 마그네슘, 리퀴드메탈, 티타늄 등의 신소재를 응용한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 신소재는 오래 전부터 대학교나 연구소의 연구실 차원에서 연구됐으나 본격적으로 산업에 응용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이후다. 최근엔 첨단 모바일시장이 확대되면서 신소재 응용기술은 급진전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서도 일부 산업체에서 다양한 신소재를 채용한 응용제품을 내놓으면서 관련 소재업체들이 잇따라 양산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바야흐로 ‘꿈의 신소재’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왜 신소재인가=신소재가 각광받고 있는 것은 철, 알루미늄 등 기존 금속의 특성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단순한 소재로는 사용자에 따라 천차만별인 요구 특성을 모두 충족시킬 수가 없다. 신소재는 또 기존 소재의 특성을 보완할 수 있고 타 금속과 합성할 경우 여러가지 기능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신소재는 특히 산업적인 측면에서 관련 제품의 차별화와 고급화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 이동통신단말기 제조업체와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디지털캠코더 등 IT업체들이 최근 신소재 응용기기를 경쟁적으로 내놓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리퀴드메탈을 적용한 휴대폰(모델명 SCH-X199)을 개발해 중국의 차이나유니콤에 수출한다고 발표했으며, 올해의 ‘한국전자전’에서는 마그네슘을 적용한 세계 최소 경량(330g)의 목에 걸고 다닐 수 있는 디지털캠코더가 등장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런가 하면 LG마이크론은 티타늄을 응용한 섀도마스크용 식각장비를 중국공장에 도입, 눈길을 끌고 있다.

 ◇다양한 응용성=신소재류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다양한 산업에 응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현재 휴대폰, 캠코더 등 일부 이동통신기기는 물론 가전제품, 산업용 장비 등 신소재 응용시장이 확대일로에 있다. 앞으로는 방위산업, 항공, 인공장기 등 생명공학, 자동차부품, 레저용품 등 산업 전반에 응용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세계적으로도 신소재 응용제품은 자동차의 경우 티타늄 엔진과 마그네슘 실린더 헤드커버 제품이 개발됐으며, 일본 소니사는 워크맨과 비디오 편집기, 액정프로젝터, 업무용 텔레비전 카메라 등에 마그네슘 응용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마그네슘은 알루미늄이나 철보다 매우 가볍고 플라스틱에 비해 강하면서도 가공성이 뛰어나 새로운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강성이 뛰어나면서도 열을 가하면 쉽게 성형할 수 있는 꿈의 신소재 리퀴드메탈도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양산단계에 접어든 리퀴드메탈은 전기·전자·정보통신은 물론 골프채와 새로운 무기체계 등 레저 및 방위산업에도 적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마그네슘, 리퀴드메탈, 티타늄 등 신소재류는 인공장기 및 맥박조정기 등 의료용 제품을 비롯해 다방면에 응용될 것”이라며 “이같은 응용성이 첨단 신소재 연구를 촉진하고 각종 기기 특성의 한계를 극복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은 숙제=‘꿈의 신소재’라 불릴 만큼 최근 등장하고 있는 각종 신소재는 기능면에서 기존 재료들을 압도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제조원가가 비싸다는 점이다. 플라스틱, 철, 알루미늄 등 범용소재에 비해 신소재는 대개 최소 4배에서 최대 50배까지 가격이 비싸다. 특히 티타늄, 마그네슘의 경우 우리나라에는 경제성이 있는 광산이 없어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리퀴드메탈은 주 원료의 90% 이상을 러시아, 중국 등에서 수입하고 있다. 즉 시장이 활성화한다 해도 안정적인 원료수급이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원천적으로 국내에서 원료조달이 불가능하다면 외국의 관련업체와 손을 잡거나 아예 광산개발에 투자를 단행하는 등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자재료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 신자성체인 코발트(Co)나 네오디뮴(Nd)계 재료업체들이 원료파동에 휘말려 어려움을 겪은 적이 많다”면서 “우리나라는 자원빈국이란 점에서 장기적인 대책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정부가 비록 부품·소재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간파, 자금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으나 신소재 개발에는 아직 미진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신소재는 특히 시장규모가 작아 초기에 경제성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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