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없으면 게임산업도 없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대표 구타라키 겐)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 게임업체다. SCE는 플레이스테이션과 플레이스테이션2로 세계 비디오 게임기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게임타이틀 부문에서도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난 3월말 끝난 2002 회계연도에서 SCE의 매출은 꿈의 1조엔을 넘어섰다. 1조엔 매출은 전세계 게임시장의 14%를 차지하는 규모. 게임산업에서 SCE의 비중이 새삼 느껴지는 대목이다. 특히 2001년 510억엔의 적자에서 1년만에 830억엔 흑자로 접어든 SCE의 성장 저력은 2002년 소니의 효자종목을 전자에서 게임으로 바꿔놓았다.
SCE의 최근 성장세는 PS2의 판매호조에 따른 것이다. PS2는 출시 2년만에 전세계적으로 4000만대가 판매됐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정체 혹은 감소세를 겪고 있던 비디오 게임시장을 성장주기로 다시 올라서게 만든 것도 PS2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세가가 게임기 사업을 포기하고 MS의 X박스가 아직 완전히 시장에 정착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세계 비디오 게임시장의 미래가 SCE의 어깨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CE의 대외 홍보업무를 맡고 있는 후쿠나가 부사장은 “소니는 닌텐도나 세가에 비해 비교적 늦게 게임시장에 진출했지만 게임의 장르, 연령층, 지역시장을 확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이제 PS2로 단순한 게임기가 아닌 게임·영화·음악·미디어 등 모든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최첨단 정보가전 기기라는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특히 SCE는 앞으로 ‘브로드밴드@홈’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네트워크 지향적인 게임기 개발과 게임타이틀 발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체 인력 혹은 게임SW 하우스와 협력해 기존 콘솔용 패키지 게임을 네트워크형 게임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파이널 판타지11이 PS2용 네트워크 게임으로 나와 있으며 올 연말부터 노부나가의 야망 온라인, 카탄, 모두의 골프 온라인 등이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물론 아직 PS2에서 브로드밴드가 가능한 DSL 접속 유닛은 겨우 15만∼16만대만이 판매됐을 뿐이다. 또 콘솔용 패키지 제품으로 나왔다면 300만∼400만장은 거뜬히 판매됐을 파이널판타지11의 경우도 유료 등록자수가 12만명에 불과하다. 이를 두고 일본에서 네트워크형 게임시장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반응도 많다.
이에 대해 후쿠나가 부사장은 “SCE는 기본적으로 브로드밴드 시장을 키워내야 하는 입장”이라며 “파이널판타지11 서비스에 대한 보완을 물론 네트워크 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후속 방안들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온라인게임에 강한 한국 기업들이 PS2용 네트워크 게임개발에 많이 참여하기를 기대한다며 이미 엔씨소프트 등 몇몇 업체가 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SCE는 현재 차기 게임기인 PS3를 준비하고 IBM·도시바와 차세대 반도체도 공동 개발하고 있다. SCE는 또 게임기 분야뿐만 아니라 게임SW 회사로서도 선두그룹으로 올라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1800명의 직원 가운데 900명의 게임 개발자를 일본·미국·유럽 등에 두고 새로운 타입의 게임SW 개발을 진행 중이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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