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가 지난 14일 PDP TV가격을 전격 인하한 가운데 외산 가전업체들 역시 가격조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PDP TV 특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조치가 가격인하 시기를 기다렸던 대기수요를 유발시켜 대형 디지털TV의 대중화를 앞당길 것이라는 긍정론이 대두되고 있는 반면 월드컵 이후 지속된 TV시장의 침체를 치유하기엔 약한 단기처방에 그칠 것이라는 부정론도 제기되고 있다.
소니코리아, 나쇼날파나소닉코리아, 샤프전자 등 외산 디지털TV 판매 업체들은 국내 PDP TV 시장의 8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과 LG전자가 기선제압에 들어가자 대책회의를 갖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가격인하 조치로 인해 가격정책 조정이 불가피해진 데다 국산 제품에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과 LG전자가 PDP TV 가격을 일제히 8∼22% 가량 내리면서 종전 15%의 격차를 보였던 국산과 외산 제품의 가격차가 30%대로 벌어져 수입업체들의 입지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체 움직임=전체 TV 제품의 라인업에서 PDP TV 매출비중이 낮은 소니코리아(대표 이명우)는 현재로선 가격인하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 않다. 다만 소니코리아는 삼성과 LG가 시장을 선점할 경우 앞으로 국내 PDP TV 시장공략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판단, 일본 본사와 협의를 벌일 예정이다.
나쇼날파나소닉코리아(대표 야마시타 마사카즈)는 기존 판매중인 제품의 가격은 인하하지 않고 오는 11월 이후 출시할 37인치, 42인치 PDP TV 신제품의 판매가격을 시장상황에 맞춰 인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샤프전자(대표 이기철) 역시 수입물량과 재고 상황을 감안해 가격인하를 단행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긍정론=국내 가전사들의 이번 조치는 프로젝션TV와 PDP TV의 가격격차를 줄이면서 PDP TV 대중화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국내 PDP TV 시장규모는 지난해 6000∼8000대에서 올해 2만대 규모로 늘어나고 있으며 이번 가격인하 조치가 수요를 창출시킨다면 최대 3만대 판매도 가능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국내외 가전사들의 가격경쟁이 본격화되면서 PDP 패널가격이 인치당 10만원대로 떨어진다면 대중화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부정론=일각에서는 2월 프로젝션TV, 10월 PDP TV에 이은 제3의 가격인하 가능성이 또 다른 기대심리를 불러일으키면서 특수로까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40인치, SD급 PDP TV의 가격인하율이 50인치 이상, HD급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점도 디지털방송 시대를 앞두고 대화면 고영상을 실현하는 HD TV 수요자들의 손길을 잡기엔 약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소비자들의 PDP TV 구매패턴이 기존 40인치대, SD급에서 50인치 이상의 대화면과 고화질을 실현해주는 HD급 TV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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