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에이전시들이 극심한 경영난으로 고사위기에 놓였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상당수 웹에이전시가 제때 급여를 주지 못해 직원들이 대거 퇴직하는가 하면, 유동성 위기로 비상이 걸리거나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인수합병을 시도했으나 결렬돼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선 업체들까지 나타나고 있다.
1세대 웹에이전시로 시장형성에 견인차 역할을 했던 H사는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인한 경영악화로 어려움을 겪다가 최근 외국계 에이전시인 A사와 합병을 추진했으나 실익이 없다는 주주들의 주장에 따라 합병이 무산됐다. 현재 직원들 대부분이 체불임금도 받지 못한 채 회사를 떠났고 축소 이전한 사무실은 개점휴업 상태다. A사도 합병 무산으로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대기업 계열의 SI업체가 주식을 인수하면서 장밋빛 미래가 점쳐졌던 C사는 그룹사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최근 적자누적이 심각해져 직원들을 대부분 퇴사시켰다.
N사는 프로젝트 수주가 원활치 않아 자금이 바닥난 데다 빌린 자금의 상환기간이 도래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자금력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F사도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직원들의 월급을 며칠씩 미루기도 했다.
이밖에 또다른 C사는 전통 제조업체인 모기업에서 에이전시사업에 대해 투자를 줄이면서 사업지속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며 I사 역시 경영난으로 핵심 직원들 대부분이 동종업계로 이직했다. 또다른 I사는 경영책임을 지고 대표이사가 물러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들 외에도 적지 않은 웹에이전시들이 적자누적을 견디지 못하고 조만간 문을 닫거나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 웹에이전시의 경영난 심화는 최근 심각해진 IT경기침체 탓이라기보다는 산업 자체의 부가가치가 낮은 데 따른 내적인 한계가 더 크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제로 노동집약적이고 수주 의존적인 산업 특성상 부가가치가 현저히 낮은 데다 업체간 경쟁으로 프로젝트 단가가 매년 70% 이상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규모가 큰 몇몇 선두업체들은 직원중 상당수를 미숙련 저임금 계약직으로 채우고 있다. 더구나 기술적 진입장벽이 아주 낮아 신규업체가 끊임없이 등장한다는 점도 기존 업체들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업체들이 자체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는 것도 업무효율을 꾀함으로써 저임노동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보장받으면서 제작기간을 단축하기 위함”이라며 “늘 그래왔지만 웹에이전시 업계도 올 연말을 기점으로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완전히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웹에이전시들이 이같은 내재적 한계를 극복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자체 솔루션뿐 아니라 웹콘텐츠처럼 지속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는 사업모델을 하루빨리 개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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